[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코로나로 주택선호 유형이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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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코로나로 주택선호 유형이 변할까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0.11.0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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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문화칼럼니스트·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은형 문화칼럼니스트·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은형 문화칼럼니스트·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올해 초에는 코로나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침체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하방경직성이 우려된다며 주택가격의 하락을 예상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전국을 강타한 뒤에도 집값은 내리지 않았다. 가격을 낮춘 일부 급매물들은 순식간에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시기와 겹쳐 일시적으로 서울의 아파트 거래건수가 감소하자, 일부에서는 재차 부동산 하락을 주장했다. 하지만 부동산, 특히 아파트가격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시점에서 코로나가 국내의 부동산과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필자같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는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한국의 주택 선호유형이 바뀔 것이라는 주장도 등장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종전과 달리 외곽주택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도심주택의 임대료가 내리고 있으니, 우리도 도심주택에 대한 선호가 인구밀집도가 덜한 외곽으로 바뀔 것이라는 논리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전염병의 감염가능성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외부와의 ‘고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해외의 사례는 납득이 간다. 마치 이탈리아의 소설 데카메론(Decameron)의 등장인물들이 흑사병을 피해 교외로 피신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서 특히나 한국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 비유하자면 마치 미국의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실정과는 맞지 않는 식이다. 이런 차이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국토 면적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화 차이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코로나의 재확산이 이슈로 부각되지만, 국내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예시가 될 것이다. 올해의 옥스퍼드 영영사전에 Covidiot(COVID19와 idoit의 합성어)이란 단어가 추가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또 재택근무의 활성화도 주택선호유형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실제로 재택근무의 효용성은 이미 수십년 전에 미국 등을 중심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재택근무가 갖는 장점이 많다. 우선 매일의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부터 제거할 수 있다. 상시출근인력이 적으면 소요공간 등도 감소해 임대료같은 고정비가 절감된다는 것은 중심가에 위치한 기업일수록 매력적이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결국 생산성과 업무효율성이라는 벽을 넘기 어렵다. 지금도 재택근무로 돌려진 인력의 상당수가 업무거리를 들고 인근 카페 등을 찾는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일부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악용한 사례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의 확산과 정착은 극히 한정적일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비슷한 맥락에서 학군에 대한 수요도 변함없을 것이다. 수준 높은 온라인 교육만으로 오프라인의 모든 요소를 상쇄할 수도 없다. 장기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명문학교에 대한 선호도는 지금처럼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돌발변수로서 관건은 치료제의 개발여부이다. 하지만 백신개발에 소요되는 통상적인 시간은 10~15년인데도 불구하고 코로나백신의 목표개발기간이 1년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에 안정성까지 확보된 백신의 확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년에도 코로나와 연관된 부동산시장의 하락이나 선호유형의 변동같은 주장이 아예 일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요약력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 민간투자사업 등) 다수 △건축· 경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도시·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명예 하도급 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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