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신종 코로나가 건설·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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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신종 코로나가 건설·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0.02.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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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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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최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고 장기적으로는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그간 우리사회가 학습한 기존의 경험 등을 감안하면 이런 주장의 설득력은 낮다.

현실에서는 잠깐의 보합이나 완만한 상승세 정도가 있겠지만 단기·장기를 막론하고 신종 코로나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종전의 사스나 메르스 위기로 우리 사회가 학습한 기존의 경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보합이나 일부 급매물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대중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밀집된 장소를 피하고 가급적 접촉을 삼간다는 등의 예방법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굳이 지금 시점에서 부동산을 들락거리며 매물을 보거나 보여주기 위해 타인들과 접촉할 필요가 없다면, 자연스레 부동산 거래 건수는 감소하게 돼 시장가격은 큰 변동이 생기거나 지속되기는 어렵다.

일부에서는 시장 전체보다는 개인사정에 따른 급매물도 내놓겠지만 이런 소수 물건들의 매매를 근거로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미약하다. 특히 일반인들은 본전심리가 있어 집값이 내린다고 투매에 섣불리 동참하지 않는다. 만약 실거주 주택이라면 더욱 그렇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중세의 흑사병이나 1910년대의 스페인독감의 수준으로 국내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면 설령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설령 가격변동이 크게 발생하더라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기본적으로 내수중심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를 자산 확대의 기회로 삼는 투자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에서도 시장수요 등이 아닌 기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가격 변동은 해당 요인이 해소되면서 제자리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IMF 외환위기, 서프프라임, 부동산 폭락론 등을 겪으면서 직접 체험한 사안이기도 하다.

우리가 부동산 시장이라고 할 때 주로 지칭하는 범위로 한정한다면, 제주도같은 특정 지역도 신종 코로나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제주는 신종 코로나 이전부터 전반적인 부동산 상승세가 꺾인 곳으로 이미 건설수주액 자체가 감소세로 돌아선 지역이다. 물론 지역경제는 관광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에, 신종 코로나의 장기화는 지역부동산 가격에 마이너스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업시설 등의 매출이 당연히 하락하더라도 이것이 부동산 시장의 폭락으로 쉽사리 연결되기는 어렵다. 건물주들도 본전심리가 있고 실수요 주택의 소유주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과 달리 건설업에 미칠 악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멈춰서는 건설현장들이 늘어나고 그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계획한 건설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를 기록한 작년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4분기의 건설투자 확대에 크게 기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투자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어떻게든 정부가 피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기도 하다(코로나 확산→멈춘 건설현장 증가→건설투자 감소→경제성장률 감소). 이 때문에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할 것이고 그에 비례해 건설·부동산 시장의 비관론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주요약력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민간투자사업·도시재생 등) 다수 △건축· 경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도시·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명예 하도급 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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