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미분양주택 논란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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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미분양주택 논란의 허와 실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9.04.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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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사례로 흔히 요식업의 매출감소가 제시된다.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가 위축돼 외식비 지출도 줄어드니 적절한 예시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식당컨설팅을 다룬 TV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종전처럼 막연한 동정심을 갖기는 어려워졌다. 이 프로그램은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업소는 대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높은 내공을 갖췄지만 단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곳들은 방송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손님들이 줄을 섰다. 어떤 식당은 젊은 고객들의 취향에도 맞도록 좌식을 입식으로 바꾸고 노후된 내부를 손보는 것만으로도 확연하게 매출이 늘어난다. 하지만 동일한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도 안되는 곳이 있으니 모든 자영업자를 성공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의 건설경기는 IMF라고 통칭되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로 호황이라 불린 적이 없다. 역대급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던 시기도 예외가 아니었고 건설산업의 위기론은 현재진행형이다. 위기론의 구성요소들도 늘상 동일하며 여기에는 공급과잉이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의 미분양주택 증가가 건설업 위기와 불황의 근거라는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정부대책도 촉구한다. 이를테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환매조건부로 미분양주택을 매입하거나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라는 식이다.

그런데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마다 차이가 있는 것처럼 문제는 모든 미분양주택의 조건이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미분양주택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입지조건 등에 비해 가격이 비싸거나 아예 지역수요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각 사업장마다 사업주나 시행사가 다르기 때문에 때로는 건축물의 품질문제도 부각된다. 같은 위치의 동일 평형 아파트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차이들을 감안하지 않고 미분양주택이라면 없어져야 할 문제로 간주한다. 제조업에서는 재고가 쌓이면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가격을 인하한다. 이와 달리 유독 건설업에서는 지역수요에 따른 조정을 고민하기보다는 건설산업의 위기론을 먼저 내세운다.

물론 일부 사례는 단기적인 문제 등으로 외부에서의 도움이 적절하지만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모든 지방기업이나 건설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는 없으며 민간주택의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쉽지 않다.

때문에 미분양주택에 대한 기존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앞서의 사안들을 포괄하는 충분한 설명과 전제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마치 기업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단지 시장상황의 악화로 주가가 내린 우량기업주는 언젠가 다시 가치를 회복한다는 정크본드의 투자이론같은 명확한 논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미분양주택의 문제에 대해 시장의 자정을 넘어선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요약력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 민간투자사업 등) 다수 △건축· 경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도시·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명예 하도급 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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