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승계 과제] 재계의 경영권 승계작업… 묘수인가? 꼼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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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영승계 과제] 재계의 경영권 승계작업… 묘수인가? 꼼수인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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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세들 승계 작업 한창, 경영능력은 이미 상당 부분 입증
지분 확보 작업만 남아…상속세 등 문제로 합병 등 방안 거론
재계 총수들이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재계 총수들이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재계에서 3세 승계 작업이 한창이다. LG그룹과 같이 이미 경영 승계와 상속이 마무리된 곳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경영 승계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애를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한 기업 합병이나 고배당 등의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고, 현대중공업그룹도 정기선 부사장이 30여년 만의 오너체제 전환을 앞두고 승계 작업에 한창이다. 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올해 승진과 함께 지주사 지분 확보만을 남겨놓고 있다.

정의선 회장과, 정기선 부사장, 김동관 사장 등 승계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이들은 대부분 경영능력은 업계에서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부터 사실상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했다. 회사가 가장 어려울 때 전면에 나서 경영 정상화와 함께 신성장동력인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며 전세계 완성차업체 중에서도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정기선 부사장은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인 최고경영자 수업에 나섰는데 3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매년 두 배에 가까운 매출 신장률과 영업이익과 순이익 부문에서도 매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선박 종합관리서비스 사업을 재빠르게 선보이며 향후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역시 그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던 태양광 부문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은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을 했다. 특히 이번 사장 승진으로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영능력을 입증한 3세들에게도 승계와 관련한 과제는 남아 있다. 정 회장은 그룹 내 미미한 지분이 취약점으로 꼽힌다. 또 정 부사장은 상속세 마련이라는 숙제가 있고, 김 사장 역시 지주사 지분 확보를 위한 묘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룹 경영에 안정성을 부여할 지분 확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국민연금이나 사모펀드 등 외부의 개입 여지가 커졌고, 이번 국회에서 개정 가능성이 큰 공정거래법 및 상법 개정안은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문제는 승계와 지분 확보 과정에서 나타난 방안이 대중에게 달가운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지배구조개편에서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편함을 안겨 주며 총회를 열지도 못한 경험이 있다.

한화그룹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주사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 건도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사장과 형제들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분 상속을 위한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나, 현 시국을 무시한 채 대주주 이익을 위한 고배당 정책 역시 그룹에 속한 구성원들 뿐만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좋게 보이기는 힘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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