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탈출구 없는 항공업계, 생존 위기…조선업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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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 탈출구 없는 항공업계, 생존 위기…조선업계도 ‘비상’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2.2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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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하늘길 70% 이상 중단…대구발 국내선도 줄줄이 운항 축소
항공사 대부분 위기경영 선포…사태 장기화시 도산하는 LCC 나올 듯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 없는 조선사들도 사업장 폐쇄될라 방역에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난 국내 항공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어 도산이나 매각 절차를 밟는 곳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운항 횟수는 약 77% 급감한 상태다. 이달 1∼10일 중국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64.2% 감소했고, 동남아는 19.9% 감소했다.

항공권 예약 취소 및 환불 급증으로 최근 3주간 항공사들의 환불금액은 약 30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항공사들은 대구발 국내선 운항마저 줄이고 있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하루 2번 왕복하던 대구∼제주 노선의 운항을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을 위한 대구∼인천 내항기도 같은 기간 운항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3번 왕복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이날 왕복 2번으로 줄이고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는 아예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 맏형인 제주항공도 대구∼제주 노선을 24∼29일 한시적으로 운항하지 않기로 했으며, 에어부산도 대구∼제주 노선을 24일부터 운항 중단한다. 이밖에 티웨이항공도 코로나19의 대구 확산 상황 등을 검토해 대구 국내선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줄줄이 위기경영을 선포하는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돌입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또 사장 40%, 임원 30%, 조직장 20% 등 모든 임원진이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하고, 모든 직종의 직원을 상대로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제주항공도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경영진이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하기로 했다. 무급휴가도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에어부산 역시 이날 한태근 대표이사 사장 이하 모든 임원들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에어부산 임원들은 이미 지난주 각각 20∼30%에 이르는 급여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도 상무보 이상의 임원은 임금(급여) 30%를,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는 직책 수당을 자진 반납했다. 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경영위기 고통 분담을 위해 4개월(3∼6월)간 임금 25%를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희망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수요가 미처 회복되기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탓에 항공사들이 받는 타격이 더 크다”며 “정부가 LCC에 3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못 버티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조선업계는 아직까지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생산차질이나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 특성상 감염자가 1명이라도 나타나면 사업장이 폐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출장자를 귀국조치하고 중국 주재원은 현지 재택근무 지시를 내렸다. 또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자,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권고에서 의무로 변경했고 울산 본사에서는 출근길에 체온 측정을 시행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이날 경남 거제시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거제는 조선업이 지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수만 명의 노동자가 밀집된 대형 조선소가 2곳이나 있어 집단감염의 우려가 높은 곳이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은 “회사 차원에서 대구 신천지와 청도, 해외지역 방문자를 파악하고, 마스크와 소독제 배부, 주기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조선소장도 “금일부터 배식 시간을 2배로 늘려 모이는 인원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등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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