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업황 회복 앞둔 반도체 ‘찬물’…스마트폰은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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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 업황 회복 앞둔 반도체 ‘찬물’…스마트폰은 ‘위축’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2.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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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다시 하락세 국면…삼성·SK 수익성 개선 ‘먹구름’
글로벌 출하량 작년보다 7% 급감…5G·폴더블 수요창출 미지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에 먹구름이 끼였다. 스마트폰 시장은 5G(5세대 이동통신)폰 효과보다 코로나 피해가 더 큰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름세를 기록하던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기준 현물 가격이 이날 오전 3.31 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2.8% 하락한 수치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이유는 코로나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발생한 코로나19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소비자 가전의 공급망에 영향을 줘 메모리 출하량은 평탄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큰 이유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메모리 반도체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16%, SK하이닉스는 49% 수준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지난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가격이 워낙 밑바닥까지 떨어져서 팔아도 별로 남는 게 없었다는 얘기다. 코로나 영향으로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 올해도 국내 ‘빅2’ 반도체 기업의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단지 늦춰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발(發) 반도체 악영향은 피할 수 없지만 글로벌 기업의 대대적 투자가 예상대로 진행돼 하반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를 두고 “지난 4분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수요 증가로 기존 하드디스크를 대체하고 있는 저장장치인 SSD에 대한 비트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이 동시에 상승했다”며 “시안에 새로 증설되는 반도체2공장은 코로나19라는 이슈에도 현재로선 지연 없이 예정대로 생산 지연 없이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로 크게 위축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0만대로 작년 1월(1억790만대)보다 6.9% 줄었다. 지난해 12월(1억1900만대)대비 감소율은 16%에 달한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올해 5G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폴더블폰 라인업이 확산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스마트업계는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화웨이와 애플이 큰 피해를 봤다. 화웨이 출하량은 지난달 1220만대로, 전년 동기(1990만대)보다 39% 줄었다. 또 작년 12월(1420만대)보다는 14% 줄었다. 애플 출하량은 1600만대로 아이폰XS 시리즈가 인기를 얻지 못한 전년 동기(1560만대)와 비교해서는 소폭 늘었지만 전 달(2560만대)에 비해서는 약 38%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 출하량은 2010만대로 전년 동기(2050만대)나 전달(2030만대)보다 1∼2% 줄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화웨이, 애플보다는 피해가 적지만 삼성도 코로나 사태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의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국내 유일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공장인 구미사업장은 내부직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공장이 잠시 멈춰 섰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도 중국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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