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안 파워’ 보다 두려운 ‘미투’…식품업계 수출 장벽된 ‘산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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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안 파워’ 보다 두려운 ‘미투’…식품업계 수출 장벽된 ‘산자이’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11.1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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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에 중국발 상표도용 늘어…업계 공동 대응 사례도
짝퉁 리스크보다 경제적 효과 더 커…질적 카피까진 어려워
K푸드 모방 사례. 사진=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 제공
최근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식품업계가 ‘중국산 모조품’ 산자이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객수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지출 규모가 막대한 중국 시장은 필수 사업거점으로 꼽히지만, 고질병 격인 ‘미투’ 이슈가 따른다. 중국은 짝퉁 제품 생산 및 유통이 기업화‧전문화된 지역으로 기술 유출 및 브랜드 인지도‧정체성 위해 리스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K-푸드가 한류 열풍을 타고 전 세계적 주목을 받는 때, 중국발 모조품으로 이미지가 하락할 우려가 커지자,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추세다. 사진은 K푸드 모방 사례. 사진=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중국산 모조품 ‘산자이’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근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는 상황 속 산자이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시장은 객수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지출 규모 등이 막대해 필수 사업거점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짝퉁 제품 생산 및 유통이 기업화‧전문화된 지역으로 ‘미투’ 이슈가 따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 모조품이 성행하고 있다. 과거 한국 업체명과 제품명을 위조한 제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글을 넣어 한국 제품과 혼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집계한 중국 상표도용 의심 사례는 2017년 977건, 2018년 1666건, 2019년 1486건, 2020년 3457건 등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유명 식품기업의 제품 디자인을 모방해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중국의 태양초식품유한공사와 정도식품유한공사는 한글로 ‘사나이’라고 적힌 브랜드를 만들어 불닭볶음면, 하얀설탕, 쇠고기다시다 등을 모방해 판매했다. ‘마라화계면’은 검은색 포장지에 닭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불을 뿜는 그림까지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복제했다.

한류 열풍에 따른 해외 사업 확장세 속 브랜드 이미지 보호가 중요해지자, 최근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지난 2021년 12월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대상, 오뚜기 등 4개 업체와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의 청도태양초식품, 정도식품을 상대로 중국 법원에 지식 재산권(IP)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CJ제일제당의 다시다·설탕·소금, 대상의 미원·멸치액젓·미역, 오뚜기 당면 등에 대해 IP 침해 소송 7건을 동시에 제기했고, 중국 법원은 이 가운데 5건에 대해 한국 식품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 업체 측이 물어야 하는 배상액은 CJ제일제당에 대해 25만 위안(한화 약 4491만원), 삼양식품에 대해 35만 위안(한화 약 6287만원), 대상에 대해 20만 위안(한화 약 3593만원)으로 판결났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 및 소송에 따른 자본적‧물리적 투입 비용에 비해 배상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번 승소는 중국법원이 중국 모조품의 유사성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단 것에 의의가 있단 평이다.

식품업계 첫 공동대응이란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기업이 개별적으로 중국 현지에서 모조품과 위조품 등에 대해 행정단속을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공동으로 침해 소송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향후 정부 차원의 짝퉁 근절 제도 개선 등이 기대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기술 유출 및 상표 무단 도용 방지에 특히 더 신경쓰고 있지만, 사실상 짝퉁 발생의 원천적인 해결은 어렵다”며 “모조품에 따른 피해보다 중국 시장 진출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가 더 큰데다, 최근 한국 브랜드에 대한 전 세계적 인지도가 강화됐고 질적인 카피까진 어려워 모조품 리스크를 일부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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