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재계] 자리 내려놓는 총수들…주총 앞두고 ‘사회책임경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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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재계] 자리 내려놓는 총수들…주총 앞두고 ‘사회책임경영’ 가속화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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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자진사임’
사회책임경영 강조 분위기 속에 주총 앞두고 선제 조치
내달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앞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대표이사직에서 자진사임해 눈길을 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내달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앞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대표이사직에서 자진사임해 눈길을 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내달 각 기업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총수가 스스로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임기 만료다.

현대차는 다음달 19일 열리는 주총에서 정 회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정 회장 연임이 아닌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를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따라서 현대차는 내달 주총에서 새 이사회 의장을 뽑게 되며, 대표이사도 기존 4인 공동 체제에서 정 회장을 제외한 3인 공동체제로 전환한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해왔다. 대표이사는 정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이 공동으로 맡아왔다.

3월 주총이 끝나면 현대차는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분리된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등기임원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영 일선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세 경영으로 전환기에 놓인 현대차로서는 경영 안정성을 위한 조치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말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신 회장은 두 계열사의 사내이사 임기(롯데쇼핑 3월 22일, 롯데칠성 3월 28일 만료)를 앞두고 자리를 내려놓았다.

신 회장은 앞선 지난해 말 호텔롯데, 지난달 말 롯데건설 대표이사직도 사임했다. 이는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공단이 지적해온 겸직 과다 논란을 조기에 해결함으로써 그룹의 경영에 숨길을 터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아 일선에서 경영활동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법원 형 확정 판결에서 집행유지를 받은 것에 대한 후속조치”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재계에서는 롯데지주는 그룹 총괄이고,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롯데제과는 국내 첫 사업체라는 상징성이 있어 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그룹도 허창수 전 회장이 지난해 말 재임 15년을 끝으로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동생 허태수 전 부회장을 그룹의 새 수장으로 추대했다.

퇴임 당시 그는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서 세계적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GS 명예회장으로서 GS건설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한다. GS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사임한다.

GS그룹은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내달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과 사무기기업체 신도리코 우석형 회장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경영구조를 재편하면서 기업 미래 구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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