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재계] 주주친화 정책 펼치는 재계…전자투표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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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재계] 주주친화 정책 펼치는 재계…전자투표제 확산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2.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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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자투표 주총의 원년’… LG제외 5대 그룹 도입
최근 코로나19도 영향… 공공장소 꺼리는 현상 이어져
지난해 3월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대기 행렬.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3월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대기 행렬.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올해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재계는 잇달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주주친화 정책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올해는 ‘전자투표 주총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재계는 주주 편익 제고차원에서 전자투표제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장소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자투표제는 더 활성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주총에 처음 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SK디스커버리 등이 전자투표제 도입 및 확대를 잇달아 발표했다. 이미 전자투표를 도입한 SK·롯데에 이어 삼성·현대차까지 동참하면서 LG를 제외한 5대 그룹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첫 도입한다.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침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주총에서 처음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서, 재계 전반적으로 전자투표 도입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도 전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지난해까지 그룹 계열사 중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이 전자투표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데 이어,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들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고 ‘주주 친화 경영’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도 전 상장사로 전자투표제를 확대한다. 포스코강판은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지난해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ICT, 포스코엠텍 등 포스코그룹 상장사 4곳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올해 포스코케미칼까지 전자투표를 실시할 경우 그룹 모든 상장사가 전자투표제를 갖추게 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지주사인 SK, SK하이닉스 등이 전자투표제를 시행 중이다. 최근 SK디스커버리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가운데, 내달 정기 주주총회가 예정된 상장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데다 공공장소를 꺼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전자투표제의 빗장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전자투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자본금 규모와 주주 수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총 운영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작년까지 예탁원과 미래에셋대우만 제공하던 전자투표 서비스 제공 기관에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가 추가돼 기업들의 전자투표 기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이들 기관과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이달 1486개사로 전체 상장사 2354개사의 6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투표제는 2010년 도입됐지만 이용은 저조했다. 시행 후 4년간 전자투표를 도입한 회사는 79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말 의결권 대리 행사 제도인 ‘섀도 보팅’이 폐지되면서 의결권 확보 차원에서 도입이 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자투표 도입으로 소액주주 참여가 늘어날 경우,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들이 반대 목소리만 높일 시 안건 통과가 어려워지는 등 주총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은 소액주주의 주주권을 보장하고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주주와 시장 이해관계자의 확고한 신뢰관계를 조성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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