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재계] 주총 눈앞, 기업들 국민연금 ‘입김’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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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재계] 주총 눈앞, 기업들 국민연금 ‘입김’에 긴장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2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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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실무 기관 인적구성 마치고 본격 주총 준비 나서
최근 56개사에 보유한 지분 일반투자로 변경…주주권 행사 강해질 듯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내달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그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24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상근전문위원회 인적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주총 관련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국민연금은 앞선 지난해 말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국민연금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법률 위반, 배당 정책, 사회책임형 투자 등 사안에서 기업 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 주주 제안을 통해 정관변경·이사해임 등의 주주권 행사에 나설 수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업은 총 313곳 중 18%에 해당되는 56개사를 적극 감시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56곳의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경우 해당 기업에 배당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어 주총에 앞서 국민연금이 사전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대기업들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10.69%)를 비롯해 현대자동차(10.46%), SK(7.45%), LG(7.64%), CJ(8.48%), 한화(9.29%), 대한항공(10.99%) 등 주요 대기업에는 대부분 국민연금의 투자가 뒤따랐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기업들에게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책임, 사업 및 투자 계획 등 경영 전반에 관한 강도높은 공격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 변경을 감행한 것 만으로도 그 대상이 된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며 “타깃이 된 기업들은 주총에 올라온 여러가지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의 반대 표를 던진다고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금호석유, 대림산업, 하나금융지주, 한세실업, 현대백화점, 화승엔터프라이즈, KCC 등의 기업에게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림산업, 롯데케미칼, 카카오, 만도, 현대차그룹 등은 지배 구조 및 이사 선임안 관련 이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림산업은 이해욱 회장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점이 걸린다.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법령상 위반’ 행위이기 떄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대표이사로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로 대법원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아 계열사 겸직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는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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