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산업] 글로벌 車 업계, 미래 향한 가속… 한국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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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산업] 글로벌 車 업계, 미래 향한 가속… 한국은 제자리걸음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2.2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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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체제 전환과 투자로 미래차 시대 대비
국내, 임단협 협상 난항 등 비용 확보 어려워
자동차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동차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를 향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제대로 된 걸음마를 떼지 못하고 있다. 해외 자동차 기업이 대규모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비용을 마련하며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자동차 생산 강국’ 위상까지 흔들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리(吉利)자동차와 볼보가 합병해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모기업인 지리지주그룹은 2010년 포드로부터 스웨덴의 볼보를 사들인 후 별도 회사로 운영해왔다. 지리는 볼보의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덕에 2015년부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 등 미래차 시대 전환을 위해 연합과 합병은 물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는 북미 5곳, 해외 2곳 등 7곳 공장 폐쇄와 1만4000명 감원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GM 글로벌 인력 18만명 중 약 8%에 달한다. 2009년 GM 파산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폭스바겐은 사업구조개편을 위해 2020년까지 전체 고용 인원 60만명의 5%인 3만명을 감원한다. 폭스바겐은 구조조정으로 연간 37억유로(약 4조90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전기차로의 전환 등 자동차 시장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까지 1만명을 감원한다. 경영관리 부문에서는 인력의 10%인 1100명이 줄어든다.

아우디도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2025년까지 950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 아우디는 감원 등을 통한 조직 변화로 2029년까지 600억유로의 이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한국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임단협 협상 난항 등 투자비용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외국계 투자기업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자체 차량 개발보다 신차 수입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XM3 출시를 앞두고, 내수 판매와 함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XM3 파워트레인은 프랑스 르노그룹과 독일 다임러가 함께 개발한 1.3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TCe260)과 1.6 가솔린 엔진(1.6GTe)이다. 르노삼성 국내 생산 차종은 SM6, QM6, XM3가 전부다.

르노삼성은 ‘수입차 지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르노‘삼성’ 이미지가 강한 SM시리즈도 단종된다. SM3·SM5·SM7 등은 지난해 재고 물량이 소진되며 단종됐다. 국내 소형 QM3는 올해 완전변경 모델부터 르노 ‘캡처’로 판매된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수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지엠은 작년 수입차협회에 가입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수입차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지엠은 수익성 및 시장수요 등 사업 타당성을 논의하며 쉐보레 초대형 SUV 타호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호보다 큰 SUV 서버번, 스포츠카 콜벳, 중형 SUV 블레이저 등 출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인천 부평공장 내 연구소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존재하지만, 향후 수입 모델을 늘리며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쌍용차는 12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차 출시가 없는 쌍용차는 투자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기업 마힌드라가 3년간 5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쌍용차는 내년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전기차 등 관련 투자비용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만큼,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투자가 활발하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와 잠재된 노조리스크는 불안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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