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O평가=화학] 김준 SK이노 총괄사장, “최대 위기, 난관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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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O평가=화학] 김준 SK이노 총괄사장, “최대 위기, 난관 극복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1.2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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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내부 인사, 경력 내 탄탄대로 꽃길…소송전으로 최대 난관 봉착
각 계열사별 미래 전략 세워 불황 극복 대책…체질 개선 ‘독한 혁신’ 추진
IMO2020 대비, 석유사업 탈피 통한 다운스트림 확대, 배터리 사업 주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SK이노 제공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SK이노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경쟁사 대표와 달리 그룹 내에서 착실히 성장해온 내부인사다. 그룹 내에서 경력을 쌓으며 2015년 SK에너지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17년 3월부터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준 총괄사장은 SK에너지 수장 시절부터 성과를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며 탄탄대로를 걸어온 인물이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탁월한 성과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올해 최대 난관을 겪고 있다. 업황 부진과 함께 찾아온 실적하락과 그룹 내 최대 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사와 소송이 붙었기 때문이다.

김준 총괄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만기를 눈앞에 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조기패소 결정 요청이 받아질 경우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소송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될 경우, 그동안의 성과와 함께 SK이노베이션 최대 공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김준 총괄사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만큼 김준 사장이 그동안 일궈온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1597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7%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3.0%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올해 정유업계 업황 침체가 크게 작용했다. 올해 정유업계의 상반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2달러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 배럴당 4달러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손해가 컸다.

석유화학 사업 역시 중국이 파라자일렌(PX) 설비의 대규모 증설에 나서는 등 영업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이러한 실적 부진과 함께 경쟁사와의 소송전이 김준 사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준 사장 체제에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반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각 계열사별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은 김 사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우선 김준 사장은 IMO2020에 대비해 선제 투자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교역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은 IMO 환경 규제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저유황유 공급량을 내년부터 9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SK에너지는 울산공장에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도입해 내년 4월 가동을 시작한다. 이들의 저유황유 총량은 하루 13만배럴로 6배 가까이 늘어나 수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SK종합화학의 경우 고부가 제품 체제로의 전환을 꾀했다. 김준 사장 체제에서 SK종합화학은 고부가 포장재 사업을 차세대 주력 분야로 선정하고 관련 포트폴리오 확보에 중점을 뒀다. 이의 일환으로 고부가 제품 사업 중심의 딥체인지를 위해 2017년 미국 다우사 인수에 이어 최근 유럽에서도 M&A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탈 정유‧석유‧화학을 위해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미국과 중국, 헝가리 등 세계 주요지역에 4조5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 배터리 설비 및 LiBS 상업라인 신‧증설을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11조원을 들여 생산규모를 100GWh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 부문의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화학사업에 더해 배터리 사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 사업 등의 전망이 밝아 2020년 이후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업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김준 사장은 ‘독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신규 사업의 경쟁 심화와 유가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 받는 사업 구조를 감안해 취한 전략이다.

김준 총괄사장이 소송전이라는 경력 내 찾아온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에서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의 도약을 이룰 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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