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리스크에 대외 경영전략 수립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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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리스크에 대외 경영전략 수립 난항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11.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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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美대선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 증대
美中갈등·日수출규제 지속에 불확실성 증대
“경영전략 수정 잦으면 추가적 손실 커져”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로 기업의 경영전략 수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제 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해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12일 업계 관계자는 “요즘 참 기업 경영하기 어렵다”며 “미국과 중국 눈치보는 것도 모자라 이제 일본도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내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기인되는 불확실성 ‘트럼프 리스크’가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리스크’가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강 경제대국인 미국의 정책을 결정하는 만큼 그의 발언에 세계 시장은 요동친다. 지난 9월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미 연방정부 국채 이자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볼페페(Volfefe)’ 지수를 개발한 점은 이러한 상황을 잘 말해준다. ‘볼페페’ 지수는 ‘볼러틸리티(volatility)’와 트럼프 대통령의 오타 ‘covfefe’를 합성한 단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 최근 미·중 양국이 ‘관세 철폐’ 합의가 거론돼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대중 관세의 단계적 철폐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미중 양국은 협의가 진전됨에 따라 서로의 상품에 부과한 기존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내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직후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경제는 또 요동쳤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중 간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일환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을 방문한 키스 크래치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 6일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황창규 KT 회장, SK텔레콤 임원을 초청해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이 예정돼 ‘트럼프 리스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때 잇단 돌출 발언과 행동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부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트럼프 리스크’와 미·중 무역전쟁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한국 기업의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높였다. 일본 수출규제는 장기화될 전망이 나온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1일 “일본 수출규제도 협상이 진행 중이고 여러 노력이 있으므로 내년 하반기에 어느 정도 풀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실제 한국과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관련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우리의 고민 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일단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는 전제로 우리가 재고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반면 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달 “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수출관리를 적절히 한 것인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으로 제소당했다”며 “일본 입장을 확실히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리스크’는 증대되고,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외 경영 전략 수립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전략은 시장의 동향과 흐름을 예측한 수치를 반영해 마련한 최적의 대응책”이라며 “이렇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해도 수정하는 일이 잦아지면 부차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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