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멈춘 식품社 해외서 길을 찾다③] 대체시장 찾아 나섰지만… 연이은 ‘유턴’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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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멈춘 식품社 해외서 길을 찾다③] 대체시장 찾아 나섰지만… 연이은 ‘유턴’ 신세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10.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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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적자 못 이겨 ‘구조조정’선택… 복합적 원인 작용
맘스터치 싱가폴 1호점.사진=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싱가폴 1호점.사진=맘스터치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이 매년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불황 탈피라는 역점을 두고 해외 사업개척 및 영토 확장에 고삐를 당겼지만, 안착은 커녕 도리어 철수하는 사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각 기업들은 성과 없는 손실만 내고 있어 정리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14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식업체들의 해외 진출국은 총 50개국이며, 전년(188개) 대비 2.7% 증가한 193개 국내 외식기업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해 총 600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수는 5476개 대비 9.6%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외식기업의 10.3%가 해외진출에 나선 셈이다.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 러시는 최근 수년간 이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내수 시장 침체가 빚어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외식 시장의 경쟁이 갈수로 치열해지면서 신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경우가 늘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수익성 악화로 줄줄이 철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으로의 유턴을 선택하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진땀을 빼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 롯데는 적자행진을 지속하던 ‘애물단지’ 일본 버거킹 사업을 9년 만에 접었다. 일본 버거킹은 맥도날드와 일본 버거 업체인 모스버거에 밀리면서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100억 원대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분 100%를 정리했다. 앞서 2001년 한 차례 사업 철수가 결정됐던 일본 버거킹 사업은 2007년 일본 롯데리아가 맡았으나, 일본 롯데리아도 3년 만에 포기했다.

롯데GRS 역시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롯데GRS 중국법인은 지난 2008년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등을 위해 설립됐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중국법인을 통해 롯데리아 9개점, 엔제리너스 4개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 단 한 개의 매장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롯데GRS의 중국법인 청산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중국 철수와 무관하지 않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가 주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내 입점하는 방식으로 매장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지난해 112개에 달하던 매장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맘스터치의 경우에도 베트남과 미국 법인 설립 이래 줄곧 손실을 상쇄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로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법인 두 곳(베트남, 미국)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의 경우 반기순손실 2억 원을 냈고, 미국은 각각 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베트남 법인은 현지에 매장 2곳을 운영 중이며 미국은 지난해 1월 오픈 직후 문을 닫아 현재는 보유 매장이 없다.

관련 업체 대부분은 해외 진출 당시 큰 기대를 업고 사업에 뛰어들지만, 지속적인 적자가 이어지면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보전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 같은 해외 진출의 연이은 실패는 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해외 시장서의 실패는 △정치·사회적인 문제의 개입 △현지화 과정에서 브랜드 정체성 상실 △본사가 직접 진출하지 않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행할 경우 경영상의 문제점 등이 직접적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 예외 상황도 수두룩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해외 사업 진출 이전에 △경쟁기업 조사 및 외국기업 영업활동 범위 등을 통한 사업성 분석 △현지 법률 및 수출 프로세스 △현지 소비자 조사(식문화 등) 및 인프라 구축 등의 여부를 철저히 분석해 진입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 등도 필요한데 내수 시장에서도 부진이 계속되다보니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 더욱 힘들다”면서 “아무리 해외시장을 잘 분석하고 진출하더라도 롯데 사드보복 등과 같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들이닥치면 손을 써보기도 힘들게 고꾸라지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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