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최순실 사태’에서 비롯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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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 ‘최순실 사태’에서 비롯됐나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11.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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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재단에 10억 출연…조양호 회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까지 의구심 커져
사진=한진그룹 제공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사태로 위기를 맞은 데에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최근 외압 의혹에 사실상 시인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낸 53곳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중에는 삼성, SK 등이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한 가운데 한진그룹은 10억원을 미르재단에 출연했다. 한진그룹보다 재계 순위가 낮은 LS, CJ, 두산 등도 각각 15억원, 13억원, 11억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해운산업 구조조정에서 한진해운은 안정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난항을 겪고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에도 한차례 고배를 마시며 고전을 거듭했지만, 한진해운은 ‘THE얼라이언스’ 등 일찌감치 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한진해운에 현대상선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를 제안하기도 했다는 얘기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 수차례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매각 등을 거쳐 자금을 확보하고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거치며 성공적으로 자율협약을 마친 반면, 한진해운의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이 끝내 승인하지 않으면서 양사의 입장은 뒤바뀌게 됐다.

이에 한진해운 노조는 최근 “한진해운이 영업력 등 경쟁력이 있었으나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기부금 출연으로 비선 실세로부터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정감사 자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매출액에 비해 적은 금액을 미르재단에 출연했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이어지게 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금융당국은 원칙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뿐만 아니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것도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등 경영정상화에 주력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이 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는 스위스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인 누슬리가 3000억원 대 평창올림픽 경기장 공사를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 누슬리는 최순실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K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 3일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옥에서 지난 5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것이 맞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가 90% 맞다”고 답변하며 사실상 외압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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