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여성 리더 초대석⑦] 백옥희 대풍EV자동차 대표 “두드려 안 열리는 문은 발로 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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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여성 리더 초대석⑦] 백옥희 대풍EV자동차 대표 “두드려 안 열리는 문은 발로 차라”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12.1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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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깨우친 시장파악능력, 친환경 전기차 과도기 선제 파악
기술력이 곧 경쟁력…제2공장 완공, 해외 거점 확대 준비 완료
매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백옥희 대풍EV자동차 대표의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매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백옥희 대풍EV자동차 대표의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백옥희 대풍EV자동차 대표는 타지에 홀로 하경해 8년간 창고에 살며, 연 매출 150억원 규모 회사를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백 대표는 서울에서 사업하며 생긴 빚을 청산하고, 2011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농기계 사업에 재도전했다. 새벽 4시부터 밤 11시까지 매일 하루 19시간을 일하며 종잣돈 15억원을 마련, 영광 대마전기 자동차 산업단지에 1만평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세웠다.

사업이 안정화된 지금도 회사에서 가장 많은 전화를 받고, 현장 최전선에 서는 사람은 백 대표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의 동력은 무엇일까.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 ‘도전정신‧시장파악‧기술개발’ 삼박자가 만든 혁신

백 대표의 경영 철학은 ‘창조적 도전’이다. 없으면 만들어 도전하고, 두드려 안 열리는 문은 발로 차서라도 연다. ‘고졸, 비전문가, 여성’ 그 어떤 차별과 역경도 그에겐 포기‧실패의 변명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는 이런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시장 파악 능력을 길렀다. 산업‧농업 분야에서 친환경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와 정부의 전기차 보급 사업 정책을 선제적으로 간파해 대응할 수 있던 비결이다.

사진=김민주 기자
대풍EV자동차 공장 전경. 사진=김민주 기자

영농인들의 고령화로 자연스레 농기계 수요가 감소하며, 2013년 17억원이던 매출액이 1년 만에 13억원으로 하락했다. 2015년 태풍이 불어닥쳤을 당시, 자연재해에 직격타를 맞는 농산업 특성상 매출이 또 한 번 더 꺾였다.

가시밭길은 항상 따랐지만, 백 대표에겐 ‘전화위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당시 수도권 대기 환경오염으로 인한 미세 먼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기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시골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고추건조기를 주로 판매했던 백 대표는 기름으로 가동되던 기계에서 전기 고추건조기로 수요가 전환되는 과도기를 직접 목격했다.

2016년 소형농기계제조업에서 이륜전기스쿠터제조업으로 과감하게 사업을 전환했고, 2017년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 결과, 호남권 최초 이륜자동차 제작 업체로 등록하고, 2018년 환경부 전기이륜차 보급 평가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9년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인증에 합격했다. 현재 환경부 보조사업 기종부터 일반기종까지 총 11개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차량을 직접 조립 및 생산하고 있다.

‘DE202-AW’, ‘DE202-AB’, ‘나이스3A’ 등 대풍EV의 농업용 전기운반차는 주행할 때 한쪽 바퀴가 헛돌며 빠져나오지 못할 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장치인 ‘차동제한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고령자인 농민들이 밭길 도랑에 빠지는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목격 및 청취한 경험을 토대로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나이스3L와 나이스1L 모델은 환경부 전기이륜차 보급기종으로 번호판 부여와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 내수 잡고 해외 돌격, 다음 타깃은

대풍EV는 내수를 넘어 세계로 무대를 확장하기 위해 5인승, 8인승 전기삼륜차를 개발했다. 현재 자체 성능 검증을 완료하고 현지에 적합한 성능과 품질의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네팔의 전기자동차 업체와 5년간 10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수출을 위한 제2공장도 완공, 가동을 시작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의료용 스쿠터’ 역시 주문만 들어오면 양산할 준비가 돼있다. 동남아를 넘어, 향후 유럽시장도 노리고 있다.

백 대표는 “가정 주부였던 내가 150억원 규모 친환경 전기차 전문제조기업 CEO가 되기까지 학벌, 출신, 성별, 재력 그 무엇도 장애물이 되지 않았고, 역경과 마주할 때면 더 크게 몸부림쳤다”며 “안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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