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제 에너지 대란에 차기 정부 ‘탈원전’ 정책 뜯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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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제 에너지 대란에 차기 정부 ‘탈원전’ 정책 뜯어 고친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2.02.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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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전운에 원유, 천연가스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경기위축 우려… 전기요금 인상 압박
尹 “탈원전 백지화” 강경책… 李 ‘감원전’ 속도조절
원자력 발전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차기 정부를 이끌 대선후보들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사진은 한울 원전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자력 발전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차기 정부를 이끌 대선후보들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사진은 한울 원전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국제 에너지 대란이 발발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차기 정부를 이끌 대선 후보들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수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형성된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 급등, 수급 불안이 원자력 발전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대란 사태로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경기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원유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이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의 34%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를 드러낸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거세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폭등한 원유와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에너지원 비율을 높여 국제 에너지 대란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 비율을 높여 가격 부담이 커진 원유와 천연가스가 우리나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자는 것이다.

실제 인플레이션 공포는 진행형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4.1%, 전년 동월 대비 30.1% 뛰었다. 품목별로는 중간재 중 아크릴산(97%), 제트유(88.8%), 나프타(58.9%), 원재료 중 원유(65.7%)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높았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4개월 연속 3%대를 넘어섰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은 국내 전기요금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 수입가는 톤당 1136.675달러로 전월대비 27.35% 상승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러-우크라이나 긴장고조와 국내 에너지수급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에 따른 유럽 내 거래허브가격 급등이 LNG 현물을 유럽으로 집중시켜 아시아 LNG 현물가격의 상승이 예상됐다. 실제 유럽은 전 세계 LNG 수입의 약 2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 가운데 LNG 발전 비중이 30%에 달한다. LNG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전력 전력도매가격(SMP)도 급등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SMP는 KWh당 154.42원으로 전년 동월(70.65원)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전월(142.81원)과 비교해서도 8.1%가량 올랐다.

이에 차기 정부를 책임질 대선 후보들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정을 예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1일 SNS에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고 안전한 원전 기술을 발전시켜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며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하고 원전 최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임으로써 전기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감원전’ 정책을 내세우며 현 정부의 ‘탈원전’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가동되거나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가동연한까지 사용하되 새로 짓지는 않겠다는 수준이다. 이 후보는 “에너지 수급현황을 생각하면 무조건 원자력을 없애자고 할 수 없다”며 신한울 3·4호기 공사재개 여부는 공론화를 거쳐 판단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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