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현대차‧기아, 車 반도체 대란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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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 현대차‧기아, 車 반도체 대란에 속앓이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6.02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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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5월 내수 판매 감소 
연말까지 공장 가동 중단 및 재개 이어질 듯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발목이 잡혔다. 신차를 앞세워 성장세를 지속해오다 내수 판매 실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현재는 공장 대부분이 정상 가동을 시작했지만, 연말까지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내수 판매 6만2056대, 해외 26만1073대 등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한 32만3129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는 67.7% 증가하며 반등세가 이어졌지만 내수는 12.4% 감소했다.

기아도 5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6.4% 줄었다. 기아의 지난달 판매는 내수 4만7901대, 해외 19만8093대 등 전년 동월 대비 49.2% 증가한 24만5994대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그동안 신차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해왔으나, 5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그랜저는 5월 판매대수가 7802대에 그쳤다. 지난 4월(9684대)보다 1882대 급감한 것이다. 쏘나타도 지난 4월 7068대에서 5월 5131대로 감소했다. 투싼은 4478대에서 2988대로, 기아 카니발은 8670대에서 7219대로 줄었다. 

이러한 실적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때문이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중형 세단 쏘나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 4월 이후 올해만 3차례에 걸쳐 가동을 중단했다.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도 지난달 17∼18일 휴업했고,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까지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기아도 지난 4월 반도체 칩 품귀 현상으로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데 이어 지난달 27∼28일에도 가동을 멈췄다. 기아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K5 등이 생산되는 곳이다. 지난달 17∼18일에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도 처음으로 휴업했다.

생산타격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으로 출고 일정이 지연되자 반도체가 필요한 각종 옵션을 빼고 출고를 장려하고 있다. 기아는 신차 K8에 일부 기본 옵션을 제하면 가격을 낮춰서 구매할 수 있는 ‘마이너스 옵션’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직접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유 부사장은 사과문에서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부품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반도체 소싱 대체 공급사를 발굴하고, 생산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 고객님께 차량을 인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현재는 양사 모두 생산을 재개했으나, 반도체 수급난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추후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최악을 지났다는 예상이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충분한 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7~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게 TSMC의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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