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희생’으로 일군 K-방역… 장기간·고강도 방역에 ‘파열음’
상태바
[코로나 1년] ‘희생’으로 일군 K-방역… 장기간·고강도 방역에 ‘파열음’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1.01.19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식 예측 불가 상황… 희생만으로는 한계 달해
한 헬스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한 헬스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지난해 1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K-방역은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고강도 방역 지침으로 각계각층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져만 가고 있다.

K-방역은 방역 당국의 지침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희생, 의료계의 헌신이 더해졌다. 이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뉴질랜드, 호주에 이어 3번째로 낮은 10만명당 확진자 수로 유행 억제에 선방 중이다.

하지만 3차례의 대유행을 겪으며 희생과 헌신만으로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한계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월 17일까지 헬스장을 포함한 실내체육시설, 학원(이상 일반관리시설), 노래연습장(중점관리시설) 등 10개 업종 12만 7000여곳에 집합금지가 내려졌다.

영업을 못하게 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의 피해도 커졌다. 또, 일부 업종에만 영업을 허용하면서 형평성도 문제가 됐다. 이에 헬스장 및 스크린골프 업주들은 영업 허용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은 유흥시설과 ‘홀덤펍’ 등을 제외하고 이용 인원을 8㎡당 1명 등으로 제한해 운영을 허용했다. 하지만 집합금지가 풀렸어도 일부 업종의 업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양 모씨는 “업종 특성상 저녁에 손님이 몰리는데 오후 9시까지 밖에 영업을 못 하면 룸당 1타임 정도밖에 손님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인근 헬스장 업주는 “저녁을 먹고 운동을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9시까지 밖에 영업을 못해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영업을 못 해서 임대료도 못 낼 지경인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장기간에 걸친 방역 지침으로 일반 국민 피로도 극에 달했다. 실제로 5인이상 집합금지 등을 무시하는 꼼수 모임이 비일비재하다. 또, 시설물 폐쇄에도 불구하고 새해 해돋이 인파로 유명 관광지는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전까지는 어쩔수 없이 방역 지침은 계속된다. 특히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도 발견되는 등 코로나19 위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희생과 헌신에 기댄 방역조처가 아니라 보상과 협업을 통해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 새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만큼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면서 “환자가 많이 나오는 시설들의 영업을 제한하게 되면 이에 따른 소득 감소 등 보상을 어떻게 할 건지 기준을 잡아야 방역 지침이 효력도 있고 수용성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