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현실화] 철강업계, 탄소국경세 대응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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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국경세 현실화] 철강업계, 탄소국경세 대응 대안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2.1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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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 등 탄소국경세 도입 현실로…세이프가드 등 이은 제2의 무역장벽
포스코, 수소 500만t 생산체제 구축…수소 사업, 그룹 주축 사업으로 성장
현대제철, 우수재활용 제품 인증 등 온실가스 감축…그룹 차원서 수소 사업도
EU와 미국 등에서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철강업계의 가격경쟁력 저하 등 부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그린수소 사업모델. 사진=포스코 제공
EU와 미국 등에서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철강업계의 가격경쟁력 저하 등 부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그린수소 사업모델.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입 의사를 밝히면서 수출 주력의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배출 제로 추진전략이 나오고 있어 설비투자와 함께 비철강 사업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EU 내 철강업계가 유럽철강협회를 중심으로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철강 세이프가드 연장과 함께 고율의 탄소국경세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유럽 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의 저가 수출에 밀리는 형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3~10월 철강생산량이 17% 감소하는 등 회복까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이유로 역내 철강업체들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EU집행위원회는 특정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보호주의적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관세 보복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을 바탕으로 같은 수준의 법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이 세이프가드 등을 통해 쿼터로 제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탄소국경세까지 도입되면 더욱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에서도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설 투자 등 비용 손실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와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정부의 2050 탄소배출 제로 추진전략에 발맞춰 수소 500만t 생산체제 구축을 통한 탈탄소 전략을 내놨다.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해 수소 사업에서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과 추출하는 기술 등 핵심기술과 생산 역량을 갖추는 등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주요 수출국가의 탄소국경세 도입과 국내 탄소배출 규제로 철강업계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철근 GR인증. 사진=현대제철 제공
주요 수출국가의 탄소국경세 도입과 국내 탄소배출 규제로 철강업계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철근 GR인증.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t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t의 부생 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 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의 역량 강화는 물론 △‘그린수소’ 유통 및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그룹 차원에서 수소 생산과 함께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 개발에 참여하는 등 탈탄소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탄소경영’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지속 앞장서고 있다. 또 철강업계 최초로 H형강과 철근 제품의 GR(Good Recycled Product)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GR 인증 제도는 지난 1997년에 세계최초로 도입됐으며 우수한 재활용 제품의 품질을 인증해 주는 제도로, 자원 순환과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일조하는 정부 직접 인증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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