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정유]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대외환경 악화에 ‘허리띠 졸라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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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O 평가-정유]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대외환경 악화에 ‘허리띠 졸라매기’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11.2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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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위기 속 ‘긴축 경영’…희망퇴직 받고 자신 연봉도 절반으로
외부차입금으로 부채비율 줄이고 고배당 정책도 포기
정유업 상황 나빠 4분기 석유화학 공정 재가동에 기대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S-OIL) CEO(가운데)가 지난 17일 울산공장을 방문하여 무재해 500만인시 안전기록을 달성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안전 조업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S-OIL) CEO(가운데)가 지난 17일 울산공장을 방문해 무재해 500만인시 안전기록을 달성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안전 조업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S-OIL) 최고경영자(CEO)는 정유업 불황과 석유화학 투자를 염두에 둔 긴축경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알 카타니 CEO는 1966년 생으로 에스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 쉘 정유회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사우디 킹파드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최고경영자 수업을 받았다. 아람코에서 29년간 근무하며 생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글로벌 에너지 석유화학 산업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도 다른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정유업 최악의 불황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이 3조8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03억원을 기록, 3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하면 41.3% 감소했다.

에쓰오일 측은 재고관련 이익 및 적극적인 이익 개선활동으로 영업손실을 전 분기 대비 1550억원 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그 중 석유화학부문은 매출액 6425억원, 영업손실 483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알 카타니 CEO가 할 수 있는 일은 긴축 경영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였다.

에쓰오일은 이미 지난 6월 사상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매년 초 상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조직의 50대 이상 비중이 전체 인원의 50%를 넘어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 카타니 CEO의 연봉도 크게 줄어 올해는 약 5억원 가량의 연봉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대표이사 연봉이 5억원대였던 것은 5년 전인 2015년이 마지막이다. 4분기에 업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내년도 연봉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알 카타니 CEO는 인건비 외에도 부채비율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 105%에서 올해 2분기 말에는 204.7%까지 상승했다. 알 카타니 CEO는 비록 외부 차입을 이용했지만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을 3분기 말 186.5%로 낮췄다.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당분간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난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 처방을 내린 셈이다.

고배당 정책도 포기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7년 주당 5900원, 2016년 주당 5700원을 배당하는 고배당주로 유명했다. 고배당 정책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섹시 오일’로도 불렸으나 알 카타니 CEO는 에쓰오일의 작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원만을 배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알 카타니 CEO도 짠물 경영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기 때문이다. 그는 4분기부터 석유화학 공장 재가동에 따른 수익 개선을 노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8년 마무리한 석유화학 1단계 투자 당시 세운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와 잔사유 고도화설비를 가동하면 마스크용 섬유 원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우레탄의 원재료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올레핀 계열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코로나19 특수를 뒤늦게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에는 두 설비의 정기보수를 진행해 가동률이 평균 47.2%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에쓰오일은 3분기 화학부문에서도 영업손실 483억원을 봤다.

한편 알 카타니 CEO는 2023년 개시가 유력한 석유화학 2단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에쓰오일이 2단계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를 취소하거나 미룰 수도 있다고 예상해왔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투자금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 성패 여부는 에쓰오일의 미래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기점으로, 알 카타니 CEO가 2023년까지 얼마나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다지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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