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정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주유소를 복합 플랫폼으로… ‘딥체인지’ 주도
상태바
[2020 CEO 평가-정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주유소를 복합 플랫폼으로… ‘딥체인지’ 주도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11.25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악 정유업 위기 속 상반기 1조 적자 냈지만 3분기 반등
신사업 주도하며 취임 직후 ‘신사업 팀’ 만들기도
주유소 종합 플랫폼 변환 주도…정유 의존 탈피 실험 중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지난 18일 에너지플러스 브랜드를 첫 공개하고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지난 18일 에너지플러스 브랜드를 첫 공개하고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정유업 의존도를 줄이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정유업 4사 중에서 신사업 발굴 혁신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평가받는 GS칼텍스의 수장으로서, 친환경·저탄소가 강조되는 글로벌 프로세스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

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환경 정책 강화와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수요의 증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GS그룹의 오너가(家) 4세 경영인 중 한 명으로, 1969년 11월 21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외 직장생활을 거쳐 GS칼텍스에 입사했으며, 싱가포르 법인과 여수 공장을 거쳐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그룹 중추인 GS칼텍스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실적개선과 디지털 혁신 등 정유업 체질개선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받았다.

흔히 정유업은 변동성이 극히 적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구축한 설비를 통해 정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때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기름고시’라고 불릴 만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보장받는 분야였다.

하지만 허 사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암흑기로 진입했다. 올해 초 급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물동량이 급감했다. 항공유를 중심으로한 수요절벽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닥까지 간 국제유가와 마이너스 정제마진이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GS칼텍스는 정유 부문에서만 올 상반기 1조33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적자는 GS칼텍스가 1967년 출범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정유사들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이 빠르게 실적을 회복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2971억원을 냈다는 점이다.

3분기 흑자 전환을 주도한 것은 여전히 정유 부문(매출 427조원, 영업이익 2467억원)으로 의존도가 높다. GS칼텍스는 유가 회복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사업환경적인 요소 외에도 시황에 따른 탄력적인 운영, 고마진 제품(윤활유 등) 판매 증진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요법으로 적자에서는 벗어났으나 취임 초기부터 정유업 불확실성을 확인한 허 사장으로서는 정유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된 계기다.

허 사장이 주도해 최근 론칭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에는 그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주유소를 기름을 넣는 곳으로 한정하지 않고, 전국에 배치됐다는 이점을 활용해 종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모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에너지플러스에서는 주유, 세차, 정비 외에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인프라와 물류거점, 드론배송, 편의점 및 F&B(Food & Beverage)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연말까지 서울 1곳과, 부산 1곳 등 2개소를 신규 개설하며,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적극 대응해서 이미 서울 18개소, 경기 10개소 등 전국 49개소에 100kw 이상의 급속충전기 63기를 설치했다.

또한 정유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남 여수에 짓고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도 내년에 가동될 전망이다.

허 사장은 이밖에도 취임 직후 신사업 발굴을 위한 플랫폼전략팀과 위디아추진팀 등을 신설했고, 지난 5월엔 드론을 업무에 활용하는 시연 행사를 여는 등 정유업 ‘딥체인지(Deep Change)’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업계에서는 허 사장의 실험 성공이 실적 반등 계기로 작용한다면 GS그룹의 차기 총수 후보로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