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대책 일주일] “투기지역 묶어도 강북 상승세 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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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대책 일주일] “투기지역 묶어도 강북 상승세 못 잡아”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9.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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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동자금, 공급 부족…“시장 과열 해소 어려워”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정부가 서울 동작·동대문·종로·중구를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투기지구 지정은 과열된 강북 지역의 열기를 잡고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지만, 업계에서는 상승세를 탄 집값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기지역뿐 아니라 비 투기지역인 구로구(0.49%), 중랑구(0.45%), 서대문구(0.45%), 은평구(0.42%)의 상승폭도 컸다.

또 다른 통계기관인 부동산114의 8월 넷째 주 시세 조사에서도 성북구(0.91%), 양천구(0.9%), 은평구(0.88%), 중구(0.76%), 중랑구(0.74%), 동대문구(0.71%), 노원구(0.68%) 등 강북지역 집값이 많이 올랐다.

강남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이뤄지면서 투기지역 지정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역의 공인중개사들은 “추가 규제 대상 지역이 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했고 이미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돼 있는 곳이라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압박과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의 경우 수요는 넘치는 반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일부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누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미 정부가 규제를 할 만큼 하는데도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고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 부동자금은 1117조356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52.3을 기록해 지난 2006년 11월 157.4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추가 규제 보다는 주택 공급 물량을 확실하게 늘리는 게 지금으로서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확대는 매매시장 거래 위축을 유발하고,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불안감을 키워준다”며 “집값 불안이 커지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또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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