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중동’, 떴다방 ‘장사진’에도 단속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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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중동’, 떴다방 ‘장사진’에도 단속 무풍지대?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07.23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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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방 업자 “당첨돼 계약하면 현금 100만원 주겠다” 현혹
내방객 “7억 분양가에 MGM 비용 포함된 것 아니냐” 불만
부천시 단속 ‘소극적’…“아직 불법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워”
‘힐스테이트 중동’ 견본주택 인근에는 떴다방 업자들이 예비 청약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반년 정도는 금방 지나갑니다. 일단 연락처부터 줘 봐요. 우리가 정보도 많고 전문이니 당첨만 되면 시세에 맞춰 드리고, 웃돈도 얹어 분양권을 팔아 드릴께요.”

노후 아파트 비중이 높은 경기 부천시에서 오랜만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자 견본주택 주변에는 오픈 첫날부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활개치고 있다.

지난 주말 경기 부천시 상동 ‘힐스테이트 중동’ 견본주택 인근에는 설치해 놓은 파라솔이나 가로수 밑 그늘에 줄잡아 30여명의 떴다방 업자들이 내방객들을 붙들고 청약에 나설 것을 권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힐스테이트 중동’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나온 내방객들을 둘러싸고 ‘청약을 할 계획인가요’, ‘투자 목적이냐, 실거주 목적이냐’, ‘어느 주택형에 계약을 할 생각이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 중 일부는 내방객의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거주 지역, 청약희망 주택형 등을 묻고 확인 사인을 받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인적사항 알려주기를 꺼려하는 내방객에는 명함을 손에 쥐어 주며 ‘허가받은 중개업소이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가 없다’, ‘향후 일정 안내 등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니 걱정 말고 번호를 알려 달라’며 설득하기도 했다.

기자가 한 떴다방 업자에게 ‘투자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인데 청약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하자, 그는 청약 당첨 후 계약하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청약에 나설 것과 수첩에 인적사항을 기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 업장에 연락처와 인적사항을 기록한 다음 당첨돼 계약을 하면 현금 100만원을 드리겠다”면서 “부동산을 끼고 청약하면 건설사가 ‘복비’ 개념으로 200만원을 주는데, 세금을 뗀 나머지의 절반을 주겠다”고 기자를 현혹했다.

하지만 이들의 막무가내식 호객 행위는 내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내방객은 “떴다방 업자들이 여간 끈질긴 것이 아니다”며 “얼떨결에 인적사항을 남겼는데 청약 당첨시 연락이 계속 올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방객은 “업자들의 설명을 듣다보면 시행사와 건설사가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인근 중개업소에 MGM을 내걸은 셈”이라며 “‘힐스테이트 중동’ 전용 84㎡가 7억원이 넘는 등 분양가가 비싼데 여기엔 MGM 비용도 포함된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MGM(멤버스 겟 멤버스·Members Get Members)은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특정 상품을 권유해 판매가 이뤄질 시 기존 고객 유치자에게 사례비, 상품권 등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판매기법이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MGM 제공은) 엄연한 불법으로 이 같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관할 지자체인 부천시는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아직 사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불법전매 등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현재로선 단속 계획이 없지만, 오늘 오후라도 시간을 내서 현장에 방문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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