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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장경제원칙 훼손하면 안돼[MI특별기획 -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①]
상법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정책 강화에 기업활동 위축 우려
재계 “정부주도 아닌 민간주도의 경제성장 혁신 유도해야”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국민들의 정권 교체 열망에 따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회 곳곳의 폐단 척결과 혁신을 추진 중이다. 경제분야 역시 재벌개혁을 비롯한 강력한 경제민주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재계에서는 자칫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하고 기업들의 경영을 위축시키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재계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경제 정책 가치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①시장경제원칙 지켜져야
②일관성 없는 규제개혁은 그만
③일자리 창출은 시장친화적으로

“재벌개혁에 앞장서겠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사를 통해 약속한 발언이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도로 기업들의 대규모 후원금이 납부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정경유착’은 반드시 척결해야할 적폐라는 인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도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장관급 인사로 가장먼저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한 것.

김 교수는 재벌경영과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경제 검찰’로서의 공정위 역할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경제와 사회 정책을 총괄할 청와대 정책실장에 재벌 개혁론자 장하성 교수를 임명한 점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정책 분야에서도 강력한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공약에서 재벌의 경제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서면투표제 등의 도입,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과 대기업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여당과 야당 역시 상법개정안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민주화 법안을 경쟁적으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반기업 정서는 더욱 커지고 있고, 여기에 정부 주도의 각종 규제정책 추진까지 예고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자유시장 경제원칙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은 시장경제원칙을 제약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기업들의 경영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상법개정안의 통과 여부다. 상법개정안은 경영 투명성을 높여 재벌 오너일가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상법개정안이 경영의 자율성을 침범하고,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찬반의견이 팽배한 탓에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처리가 무산됐지만, 경제민주화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도 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는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법인세 인상도 관심거리다. 재계에서는 법인세 인상 논의가 글로벌 조세경쟁에 따라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있는 세계적 조류에 역행하고, 일자리 창출, 투자 확대를 제약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5당 원내대표와의 대화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의 법인세 인상 자제 요청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새 정부의 경제정칙이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3월 당시 대선후보들에게 경제계 제언을 전하면서 “장기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식 해법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근 경영계의 정책건의를 통해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는 각종 입법과 규제를 최소화하고, 시장친화적 기업생태계 구축, 규제개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한듬 기자  ondal84@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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