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재계에 부는 ‘혁신 열풍’] 구조 혁신으로 저성장 파고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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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① 재계에 부는 ‘혁신 열풍’] 구조 혁신으로 저성장 파고 넘는다
  • 이한듬·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4.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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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통폐합,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실시
사옥 이전으로 인력 한 곳에 모아 효율성 극대화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재계가 ‘혁신 열풍’에 휩싸였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로 한계에 놓인 수익성을 대체하기 위한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이 절실해 지면서, 각종 혁신작업을 통한 생존방안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혁신은 근본적인 것부터 모두 뜯어고쳐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일보>가 구조, 문화, 인사, 사업 등 4가지 분야에 걸친 재계의 혁신 작업을 조명해봤다. <편집자 주>

<싣는순서>
①구조 혁신으로 저성장 파고 넘는다
②문화 혁신으로 낡은 관행 벗는다
③인사 혁신으로 성과 창출 나선다
④사업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 그린다

글로벌 경제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불필요하거나 사업영역이 겹치는 계열사들은 과감히 매각하거나 통합작업을 거치고, 성장에 필요한 부문에만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효율성 위주의 구조 혁신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그룹은 바로 삼성이다. 삼성은 2014년 말 화학·방산 등 비주력 계열사를 한화에 2조원 가량에 매각한데 이어 지난해 롯데에 또 다시 3조원 규모의 빅딜을 단행했다.

이는 현재 삼성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방침이 비탕이된 것인데,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에 필요한 부분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현장 위주로 계열사 대이동을 단행한 것도 실용주의와 연관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서초사옥에서 수원 디지털시티 본사로 조직 및 인력 이전을 마무리했다.

이미 지난해 말 서초사옥에 입주해 있던 디자인센터 인력 2500여명을 우면동에 새로 생긴 삼성전자 R&D센터로 옮겼고, 연구개발(R&D)·디자인 인력 5000여명은 서울 우면동 R&D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서초사옥에서 잠실 삼성SDS 사옥으로, 건설부문은 판교에 새 사옥을 마련했다. 판교에는 이미 삼성중공업이 위치해있어 건설 관련 계열사들이 판교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리가 비게 된 서초사옥에는 금융관련 계열사들이 집결해 강남에서의 삼성금융 시대를 열게 되며, 인천 송도지역에는 삼성의 미래먹거리 사업인 바이오분야 계열사가 모여 역량을 집중한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도 구조 혁신의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10여년만에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을 떠나 경기도 의왕연구소로 이전을 완료한다.

일각에서는 현대로템과 현대위아의 방위산업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그룹 측은 ‘사실무근’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템이 B2B 기업인 만큼 기술센터 등 실제 사업장이 있는 의왕연구소로 옮겨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을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들로 구조 혁신이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그룹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인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부분에 역점을 둘 것”라고 언급한 이후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에 나서는 등 주력사업 역량강화에 한창이다.

에너지분야에서도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올해 구조혁신을 본격화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그룹 역시 구본무 회장이 연일 혁신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혁신한마당’에서도 “갈수록 심화되는 위기 경영 환경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혁신 활동을 철저히 되짚어 보고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뤄내겠다는 집념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LG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세상을 바꾼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의 대대적인 쇄신안 아래 지난해에만 국내외 계열사 34개를 정리하는 등 고강도 혁신을 진행 중이다.

사상 최악의 적자로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은 지원조직은 최대한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혁신을 통해 반등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별 경기가 언제 회복세로 돌아설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구조 혁신 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것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구조 혁신이 재계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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