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개근’에도 ‘거수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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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개근’에도 ‘거수기’ 논란
  • 서효문 기자
  • 승인 2024.03.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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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총보수 약 40%, ‘이사회 참석비’ 등으로 지급
높은 수당 불구, 작년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 ‘0’건
단위 : 만원. 자료=KB금융지주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작년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참석 100%를 기록하며 ‘개근’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수기’ 역할만 수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보수에서 많은 부분을 이사회 관련 활동 수당으로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만 던졌기 때문이다.

14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공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33명의 사외이사들은 작년에 6000만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했다. 지주별로는 가장 많은 평균 보수를 받은 곳은 KB금융지주로 7명의 사외이사가 8357만원을 받았다. 김경호·권선주·오규택 이사의 보수는 1억원 이상(1억1063만원, 1억700만원, 1억100만원)이었다. 

KB지주에 이어 신한지주도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8000만원이 넘었다. 작년 9명의 신한지주 사외이사들은 8322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우리·하나지주의 경우 각각 7973만원, 6254만원의 평균 보수를 받았다.

항목별로는 이사회 참석비 등 수당이 전체 보수의 약 40%를 차지했다. KB지주의 경우 총보수(5억8498만원)의 47.86%(2억8000만원)가 수당 항목으로 지급됐다. 신한지주도 총보수(7억4900만원)의 42.32%(3억1700만원)가 수당이었다. 

하나·우리지주 역시 사외이사 총보수(6억2449만원, 4억7840만원)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8.51%(2억4049만원), 34.70%(1억660만원)였다.

적지 않은 ‘참석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거수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단 한 건의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지주는 작년 15회의 이사회에서 33건의 안건을 처리했지만 모두 100% 찬성으로 통과됐다. 신한(14회, 35안건)·하나(11회, 36안건)·우리지주(14회, 37안건) 역시 작년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나온 경우는 전무했다.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사외이사 보수에서 이사회 참석 관련 수당 비중이 4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거수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금융지주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홍콩 ELS,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우려도 이런 비판을 거세게 만들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만 수행해 관련 대응이 늦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홍콩 ELS, 해외 부동산 관련 언급은 단 2건에 불과했다. 이는 독립성을 가지고 금융사의 경영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인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했다고 보기에 힘든 상황이다.

한편,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4대 금융지주들은 신규 사외이사로 여성 인재를 적극 추천했다. 우리지주는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 2명의 신규 사외이사로 올렸다. 신한지주는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하나지주는 윤심 전 삼성SDS 클라우드 부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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