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규제’와 ‘정체된 내수시장’ 탈피 위해 신시장 개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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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규제’와 ‘정체된 내수시장’ 탈피 위해 신시장 개척 나서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09.2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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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 거점 확대 총력…현지 캐파 및 법인 신설 투자 적극적
베트남‧몽골 등 한류 격전지 정조준…품질‧인지도 기반 수익 본격화
사진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 1층 메인 보이드 내부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국내 유통업계가 규제와 인구절벽 등 정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나섰다. 잠재수요‧규모의 경제가 우월한 글로벌 시장 사업 거점 확대를 위해 현지 캐파 증설, 해외 법인 신설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 1층 메인 보이드 내부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 사업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규제와 인구절벽 등 정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나섰다. 잠재수요‧규모의 경제가 우월한 글로벌 시장 사업 거점 확대를 위해 현지 캐파 증설, 해외 법인 신설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사업 영위 및 확장의 족쇄가 된 유통산업발전법을 피해 베트남과 몽골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여야의 뚜렷한 입장 차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8개월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국내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현행법에 따라 한 달에 이틀은 휴업을 해야 한다. 최근 다시 규제 완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규제가 풀려도 노동자와의 갈등이란 산을 넘어야한단 게 업계의 전언이다.

롯데쇼핑은 베트남에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오픈했다. 프리 오픈을 통해 주요 시설들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후 약 두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2일 정식 개점을 알렸다. 하노이 최대 호수이자 주요 관광지인 서호(西湖) 인근에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일 뿐 아니라,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다양한 쇼핑과 문화 콘텐츠를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백화점, 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호텔, 월드, 건설, 물산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된 프로젝트다.

홈플러스는 서클 그룹과 계약을 체결해 울란바토르 지역 ‘오르길’, ‘토우텐’ 14개 매장에서 PB 제품을 판매한다. 상품을 제조하는 중소 협력사들의 해외 진출 판로도 지원한다. 이마트는 2016년 1호점, 2017년 2호점, 2019년 3호점에 이어 이달 초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4호점 신규 매장을 개장했다. 연내 베트남에도 3호점을 열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는 국내에서는 더 이상 고성장이 힘들 것이란 판단 하에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24는 국내 편의점 최초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올해부터 현지 매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마트24 싱가포르 매장은 상품 구성비 중 60% 이상이 한국형 차별화 상품이다. 동남아 내 확대된 한류열풍을 적극 활용했다. 향후 해당 매장을 교두보 삼아 인근 국가로의 진출도 꾀할 방침이다.

CU는 몽골에서만 300여개 점포를 운영하며 70%의 점유율로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몽골 CU 점포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48% 이상 증가했다. 떡볶이, 튀김, 호떡, 즉석라면 등 한식 즉석조리 매출은 117.4% 늘어났으며, GET커피 또한 120.2%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탄탄한 기술력‧품질력,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해외 현지에서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만두소 육류로 대부분 돼지고기가 사용되는 것과 달리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고려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미국에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야채인 ‘고수’를 부추 대신 첨가했다.

농심은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해외사업에 힘을 준다. 2030년까지 매출 15억달러와 함께 미국 라면시장 1위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체적 목표치도 제시했다. 지난해 농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7%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6대 4까지 올라왔다. 향후 해외 사업 호조세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수 시장 소비력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인구 감소를 꼽을 수 있다”며 “디지털미디어 시대 속 K-콘텐츠의 파급력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힘을 받으며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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