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 우물 혹은 다각화” 선택 기로에 선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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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 우물 혹은 다각화” 선택 기로에 선 식품업계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08.2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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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에 新성장발판 절실…‘기존 사업과 시너지’ 신사업 진출 확대
신수종 사업, 잠재 리스크 높아…적자 사업 청산하고 ‘왕좌 수성’ 나서
사진=픽사베이
최근 식품기업들의 행보는 ‘수성’과 ‘개척’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업황 악화 장기화로 안정적인 성장 발판 확보가 절실해지자, 각 기업들은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미래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적자가 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사업을 떨치고 본업 수성 전략에 집중, 수익성을 개선한 사례도 눈에 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최근 식품기업들의 행보는 ‘수성’과 ‘개척’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업황 악화 장기화로 안정적인 성장 발판 확보가 절실해지자, 각 기업들은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미래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적자가 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사업을 떨치고, 본업 수성 전략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한 사례도 눈에 띈다.

유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우유 대신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단백질보충제‧식물성음료‧요거트‧HMR‧케어푸드 등 잠재수요가 높은 신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주력 상품군을 ‘식물성음료’와 ‘단백질보충제’로 설정하고, 기존 유가공이 이끌던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음료 브랜드 ‘테이크핏’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 고함량 완전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맥스’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판매량 300만봉을 달성하는 등 남양유업 신규 효자 수익원으로 발돋움했다.

급식업계는 케어푸드, 컨시어지, 컨세션, 컨설팅, PB브랜드 등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아워홈은 케어푸드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 대상 식품 연구 개발에 적극 나섰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B2B‧B2C 다각도로 강화하는 등 건강식단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브랜드 및 메뉴 컨설팅, IP활용 상품 개발, 마케팅‧디자인‧경영 컨설팅 등 외식업체 맞춤형 솔루션 사업을 필두로 중장기 성장 발판 육성에 한창이다.

그간 ‘참치 회사’로 대표돼왔던 동원은 최근 2차 전지 소재, 육상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하역 등 그룹의 차세대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 계열사별 역량을 모아 전방위 산업 영향력 확대 및 미래 성장 수익모델 확보에 강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업황이 나빠질수록, 잠재 리스크가 큰 신사업보단 기존 주력사업에 힘을 쏟으며 ‘왕좌 지키기’에 나섰다. 대표적 예로 삼양식품이 꼽힌다. 삼양식품은 오랜 적자가 이어지던 외식사업을 전면 철수하고 라면사업에 집중,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앞서 지난 2010년 삼양식품은 수익구조 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면 요리 전문점 ‘호면당’을 인수했다. 호면당의 라면 외식 브랜드 ‘라멘 에스’를 론칭, 가맹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2014년 나누아이비12호 펀드 출자를 통해 수제 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를 간접 경영하기도 했다. 외식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실적은 매해 악화일로를 걸었다. 코로나로 외식업계 전체가 휘청였던 2021년 호면당 마지막 매장 광화문점까지 모두 정리하며 외식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본업인 라면에 집중했다.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 포트폴리오 및 해외 수출 확대에 전사 역량을 투입시켰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을 웃도는 10%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의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건설 자회사를 매각하고, 제과‧식품 등 기존 주력사업에 투자를 늘렸다. 그간 ‘하이랜드디앤씨’, ‘리온자산개발’, ‘메가마크’ 등 오리온홀딩스의 부동산 부문 계열사들은 만성 적자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비수익성 사업 청산을 통해 재무 구조를 일부 개선하고, 국내외 식음료 시장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어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속도를 낸단 전략이다. 최근엔 제과‧음료 등 전 카테고리에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간편대용식’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식음료업계는 그간 쌓아온 연구 역량과 브랜드 파워 등을 기반으로 미래고부가가치 신수종 사업에 과감히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사업 진출 및 투자의 전제 조건은 기존 주력 분야와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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