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등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에 다시 휩싸이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또 다시 이 지사의 탈당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김 후보는 드루킹 댓글조작에 연루돼 전날 허익범 특검팀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선한 정치인'으로 규정, 이 지사와 차별화하며 당이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지도부는 물론이고 개별 의원들까지 김 지사를 엄호하고 나선 바 있다. 반면 이 지사에 대해서는 관망세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이날 김 후보는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 "우리 당이 좀 심할 정도로 안희정 지사라든가, 정봉주 의원이라든가, 며칠 만에 전부 정리해버렸는데, 이 지사는 그보다 결코 정도가 덜하지 않다고 보여도 우리 당의 후보였기 때문에 우리 당이 지지를 했다. 그런데 당선이 되고 취임을 하셨는데도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고 새로운 의혹까지 추가되고 이러니까 많은 우리 당원들이 왜 탈당을 시키든지 제명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강하게 요구를 해왔다"며 이 지사의 결단을 재차 촉구했다.
반면 김 후보는 김 지사에 대해서는 "이 지사하고 다르게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 지사는 당이 적극적으로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0년이 넘게 지켜본 김 지사는 아주 바르고 선한 사람"이라고 했고, 김 지사의 댓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해서도 "선의의 정치활동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혹을 삼는 것은 김 지사가 그런 불법적인 업무방해 행위를 대선 전에도 했느냐 이걸 가지고 조사하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데 그런 선거운동을 안 하는 정치인이 없다"며 "그래서 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김 지사를 지키고 보호해줘야 할 문제"라고 했다.
김 후보는 차기 당권주자들 중 김 지사 옹호에 가장 열심이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의식한 행보다. 이를 의식한 듯 다른 당권주자들도 김 지사 옹호에 가세한 상태. 앞서 6일 송영길 후보는 특검팀에 "짜맞추기식 수사, 보여주기식 수사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일 뿐"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특검이 되달라"고 했고, 이해찬 후보는 5일 "(김 지사는) 누구보다 곧고 선한 마음으로 정치를 하는 공인이다. 김 지사의 진실함을 믿는다"고 했다.
한편 최고위원 후보로 나온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의) 혐의가 입증될 만한 증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검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대표 후보에 출마했었던 박범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그(김 지사)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균형감이 탁월한 사람,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까이 두신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처럼 여권의 전방위적인 엄호를 받고 있는 김 지사와는 달리 이 지사는 고립무원의 처지다. 하지만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이 조직위원장으로 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장에서 '이 지사와 관련한 불편한 다큐가 만들어지면 상영을 막거나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크리스마스 밤에 활동하는 산타 클로스를 다큐멘터리로 찍는데, 부분만 떼어 내 상습적 야간 주거 침입자로 만들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소설이 된다"며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팩트를 기록하고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만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절대 안 막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