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뒷얘기가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붙여준 '로켓맨'이라는 별명에 대해 '마음에 안 드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10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미 두 정상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로켓맨'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언짢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아니'라고 했다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 간에 '로켓맨'이라는 단어는 악화한 북미관계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로켓맨'에 대한 언급은 김 위원장이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유엔 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라고 칭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파괴'라는 언급도 한 바 있다. 이후 이틀 뒤에는 곧바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까지 겨냥하는 강화된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노망난 늙은이', '정신병적인 광태'같은 표현으로 맞받아친 바 있다. 이를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논의하는 '세기의 담판'에서 먼저 꺼내들고 '언짢지 않다'고 응수할 정도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로켓맨'의 유래도 설명해줬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로켓맨'이라는 발명을 어디에서 생각해냈는지 아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모른다'고 하자 엘턴 존 노래에서 빌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 노래, 정말 좋다. 그 노래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7일 세번째 방북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엘턴 존의 '로켓맨' CD를 가져갔으나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기 앞서 "(로켓맨 CD는) "내가 가지고 있다. 일정 시기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