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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發 금융위기론 실체 있다? 없다?1500조원 이른 가계부채 한국경제 ‘최대 뇌관’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냐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 2분기 1493조2000억원이다. 2008년 말(723조5000억원)보다 2배 이상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해 기준 94.8%까지 올랐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빚’으로 한국경제는 성장동력을 이어온 셈이다. 최근 3년간 ‘빚을 내서 집을 산다’는 부동산 버블 열전에 뛰어들었던 가계는 이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통해 유동성을 얼리는 냉전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8월 말 국내 은행권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이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부채 리스크가 확산되는 상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선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금융위기 등을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미국과의 금리차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의 운용에 한계가 있어 위기가 안 터지는 게 이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 70% 차지하는 주담대 ‘안정적’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원화대출 연체율이 올 초부터 점진적으로 상승하고는 있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8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61%로 전월(0.56%)보다 0.05%포인트 올랐는데 가계대출은 0.0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쳐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7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건전성이 높은 차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또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가계대출 전체 연체율은 이례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며 “이는 분모인 대출총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최근 정부 규제에 따른 영향으로 주택가격 매매지수가 하락전환하고 대출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주의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통화정책 한계…자본유출 ‘우려’

반면 위기 가능성을 우려하는 쪽에선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얼마 없다고 지적한다. 이미 가계부채는 턱밑까지 찼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현재 1.50%인 기준금리도 활용 카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와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콘크리트 덩어리에 들어갔다”며 “지표로만 보면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디서 뭐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미간 내외금리차에 따른 국내의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제로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2018년 7월 증권투자수지는 2014년 6월 이래로 4년 1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8월과 9월 증권투자 수지도 적자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첫 주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금액도 1조2446억 원이었고 이달 들어서도 1조원 이상 국내 주식이 팔리고 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코스닥 시장 매도 2000억을 포함하면 두 시장에서의 순매도 금액은 1조2500억 원이 넘는다”며 “관건은 원·달러 환율이 얼마나 안정적일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원화가 안정적이려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던가 국내 금리가 올라 외국자본을 유입해야 한다. 이 한 고리라도 무너지면 경제위기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신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지만 즉각 동원될 수 있는 유동성자금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하루 외환시장 거래규모를 600억 달러로 잡더라도 일주일이면 다 소진될 정도로 빈약하다”며 “민간부문이나 금융부문의 외자동원에 기댈 수도 있겠지만 금융위기 발생 시 이들 기관들이 얼마나 협조적일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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