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 또 유찰… 건설사 외면에 SOC사업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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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또 유찰… 건설사 외면에 SOC사업도 난항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3.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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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재개발 랜드마크 사업자 못구해 재입찰 준비
서울 재개발 사업도 1개社 응찰에 수의계약 전환 예고
부산 북항재개발 현장.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주택사업 위기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일부 공공 사업마저도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6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 북항재개발 랜드마크 부지 개발 공모 사업제안서를 접수했지만 1개사만 응찰했다. 사업은 경쟁입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유찰 처리됐다. 1단계 해양문화지구에 들어서는 11만3000㎡ 규모 랜드마크 땅은 재개발사업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재조성된다. 예정된 공사 금액은 6083억원이다.

부산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를 통해 재공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건설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고 고금리 등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입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도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조합이 올해 1월에 이어 두 번째 입찰에 나섰지만 본 입찰에서 무응찰되면서 시공사 찾기에 실패했다. 이에 조합은 대의원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수의계약 방식 전환 논의를 통해 재입찰 공고를 낼 방침이다.

앞서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은 롯데건설이 단독 참여해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8구역 재개발 조합은 두차례 시공사 입찰에 나섰지만 롯데건설이 홀로 두차례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주택용지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나선 공동주택용지 총 8개 필지 중 6개 필지가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지난해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는 총 32개 필지, 1조7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지만 11월 이후 미매각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분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집값이 하락한 시점이다.

조달청과 서울대병원이 지난달 입찰에 나선 배곧서울대병원 건립공사도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배곧서울대병원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 마감결과 무응찰로 공사입찰이 유찰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 인건비 등의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증가 등에 따라 위험부담이 커지고 있어 SOC 사업 수주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며 “원자재 값 급등 전 가격으로 공사비가 책정된 공사도 있어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87로 2년 전인 2021년 1월(124.12)보다 21% 넘게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원자재와 인건비, 장비 등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나타내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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