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후 여야 주도권 '차지하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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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 여야 주도권 '차지하기' 고심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10.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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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 국정 운영 동력 확보
민주, 향후 투쟁노선 놓고 강·온파간 대립… 내홍 조짐
▲ 재보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수치고 있다.(왼쪽사진) 반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같은 날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10·30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 가운데 여야는 향후 정국 주도권 싸움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로 또다시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물론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한 반면, 민주당은 이번 패배로 지난 4·24 재보선에 이은 2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했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과거와 정쟁에 집착한 야당’에 대한 민심의 싸늘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정국 주도권 강화를 통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정국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민생 경제에 주력하라는 민심의 요구가 확인된 계기로 분석하면서 주요 국정과제와 경제활성화 입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은 정기국회 기간에 산적한 민생법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비롯해 민생을 살피는 일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창조경제를 통한 국가경제 재도약을 국회가 견인하는데 여야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선 불복 유혹에 빠져 민생을 내버려둔 채 정쟁에 몰두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말했고, 홍문종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대선불복 정권 심판이 국민에 외면당한 것이다. 국민의 관심은 경제와 민생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상보다 격차가 크게 패배한 것에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재보선 후 대처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이 ‘초미니 선거'이자 전통적 열세 지역에서의 패배라는 점을 내세우며 패배의 아픔을 달래고 있지만, 당내 온건파를 중심으로 ’정치 이슈를 내세운 강경투쟁 대신 민생문제 제기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회의’에서 10·30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더 노력하고 정진하는 민주당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에 대한 민주당의 신뢰를 되찾아오는데 보다 더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전 원내대표는 ‘상시국감’ 문제를 주로 언급하는 대신 정치적 의혹 제기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체는 월급쟁이 증세안이었다는 게 다시 밝혀졌다”며 세제개편 문제, 전셋값 고공행진, 전월세 대책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당이 대선개입 의혹에 가려진 세제개편안과 기초연금 문제 등을 다시 전면에 내세워 민생 위주의 전략으로 방향선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의 선거 결과에 의미를 두고 전략을 수정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드러난 부정선거와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입증할만한 정황을 가지고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오히려 대여 투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패배로 인한 투쟁 노선 갈등으로 또다시 강·온파간 대립이 격화되는 등 내홍에 휩싸일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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