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박춘화 꾸까 대표의 야심(野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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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인터뷰]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박춘화 꾸까 대표의 야심(野心)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3.03.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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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 화훼界 이커머스 개척·선도…지속적 혁신·아이템 발굴 ‘비결’
박춘화 대표 “업계 표준·산업화 이룩할 때까지 노력 지속할 것”
박춘화 꾸까 대표. 사진=꾸까 제공
박춘화 꾸까 대표. 사진=꾸까 제공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동네 마트에서 부담 없는 마음으로 꽃을 사올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박춘화 꾸까 대표는 <매일일보>와 인터뷰에서 꾸까가 꿈꾸는 세상을 그리며 이같이 밝혔다.

대중에게 꽃은 일종의 ‘사치품’으로 인식되곤 한다. 사치품은 ‘생활의 필요 정도에 넘치는 물품’을 뜻한다. 흔히 가족·친구·연인과의 특별한 날, 의미를 전하고 싶은 날 꽃을 구매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리 논리적 연결성이 결여된 말은 아니다.

그러나 박 대표가 꽃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그는 꽃이 미국, 일본 등 해외 처럼 일상에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하나의 ‘데일리 아이템’. 무엇보다 세상에 더 많은 꽃들로 아름다움이 전달되길 희망했다. 

⃟ ‘흥미’로 뛰어든 화훼업계, 삶을 이끄는 동력이 되다

“처음에는 업계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는 화훼업계를 변화시켰으면 하는 희망과 개인적 흥미와 도전 정신이 앞서 작용했죠“

박 대표는 숱한 위기에도 회사를 운영해온 원동력은 다름아닌 도전적인 창업가 정신과 업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업체 ‘로켓인터넷’에서 첫 스타트업 경영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창업을 하기는 했지만 인큐베이팅 업체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월급을 받는 회사원과 다를 바가 없었다”며 “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박 대표는 지난 2014년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꾸까를 설립했다. 여전히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 머무르는 한국의 화훼산업을 탈피해 ‘일상에서 즐기는 꽃 문화’가 전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박 대표는 “화훼업계는 2011년경 화장품 업계에서 3~4년 머물렀을 때 느꼈던 바와 너무 달랐다”며 “화장품은 사치품이라는 인식을 넘어 재미로도 사고,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구입하는데 꽃은 브랜드도 부재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도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창업 당시에는 온라인에서 꽃을 산다는 개념조차 없었고, ‘꽃을 즐긴다’는 사람도 찾기 힘들었다”면서 “그간 꽃을 즐길 만한 이유와 가치로는 무엇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꾸까라는 브랜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어느정도 업계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부연했다. 

⃟ “스타트업, 가장 어려운 시기 도래”… “건강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

박 대표는 현재 벤처·스타트업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투자가 급감하자, 투자 호황기 당시 몸집이 커질 대로 커진 다수의 업체가 고정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2010년 초반 경부터 중반까지는 투자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면서 “당시로서는 10~20억원만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업계에서는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기업가치가 급증하는 분위기가 지속하고, 유동성이 넘쳐나기 시작해 1000억~2000억원대의 투자가 빈번히 일어났다”며 “투자 호황기를 겪었던 스타트업들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회사도 점차 적어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투자금으로 형성된 ‘거품’이 아닌, 거품이 걷어내진 뒤에도 역량 있는 스타트업만 생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스테로이드·단백질울 섭취하며 몸집을 키우자는 게 주된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견고하고 건강한 기능을 발휘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 “‘화훼업계 산업화’ 이룩할 것”…‘합리적 유통망’ 확보 위해 전력투구

“꾸까의 목표는 업계 1위 온라인 상거래(이커머스) 업체가 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화훼업계 혁신을 가져오는 데 있습니다.”

박 대표는 벤처·스타트업 혹한기에도 꾸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자신했다. 꾸까가 업계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업체지만, 현 상황에서 안주하지 않고 화훼업계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업계의 가장 본질적인 고민은 △신선한 꽃의 유통법 고안 △합리적 가격을 통한 판매 △효율적 소비자와 기업간 거래(B2C)망 확보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꽃을 구매하는 자체적인 프로세스를 형성할지, 가져온 꽃들을 어떻게 다양한 소비자에 선보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장 확대라는 옵션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자체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해외 및 국내 꽃 생산 농가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성장세에 비해 뒤쳐진 ‘업계 표준화’, ‘산업화’를 위해 보탬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업계 표준화가 일정 궤도 이상 달성되면, 소비자에게 안정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꽃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현재 개인 자영업자가 원하는 꽃을 합리적 가격에 구하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렵다”며 “새벽에 현지 시장까지 직접 방문해도 투명하지 않은 이유로 형성된 가격에 구입할 수밖에 없고, 이 마저도 변동폭이 매일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애로로 △농가로 치우친 국가 지원사업 △업계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통계 자료 등을 꼽았다. 끝으로 박 대표는 “꽃의 유통·영업방식 산업화를 이룩해 개인 사업자도 일정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해 꾸까가 앞장 설 것”이라며 “앞으로는 꾸까를 포함한 모든 벤처·스타트업들이 마음 놓고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꾸까는 추후 자체 오프라인 매장 확대·화훼업계 프랜차이즈 시스템 개발 등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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