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쟁점…행동 먼저 vs 신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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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 쟁점…행동 먼저 vs 신뢰 먼저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10.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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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다웨이 ‘자신감’ 표명, 묘수는 뭘까
▲ 지난 2006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각국 수석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영우 당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상,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세르게이 라조프 주중 러시아 대사

[매일일보] 5년 만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가장 첨예한 차이를 보이는 ‘조건’은 무엇일까. 북핵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전언과 분석을 종합해보면 6자회담의 성격과 협상의 단계화 여부에 대한 입장차이가 두드러진다.

우선 북한의 입장은 “비핵화 협상을 할 용의가 있으나 대화의 전제조건을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대화 초기단계에 협상 상대를 믿을 수 있는 과정을 거친 뒤 9·19 공동성명에 언급된 분야의 협상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비핵화에 대한 논의와 한반도 평화조약 및 한미 군사훈련 중단 또는 자제, 대북 경제 제재 해제 등의 여러 현안이 동시에 진행되거나 연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접촉한 바 있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북한의 협상전술을 ‘비핵화 다단계 협상’ 구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이 대화 초기에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이행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입장은 “회담 재개에 앞서 비핵화가 회담의 중심목표임을 수용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을 수용할 경우 북한이 요구하는 다른 의제도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6자회담이 중단된 2008년 12월 이후 북한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는 등 상황 변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도로 제자리’로 가서 협상할 수는 없다는 의미로,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도 합의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선다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8년 12월 마지막 회담에서 큰 장애물이었던 ‘신고와 검증’ 대상 확대를 역설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또는 신뢰) 확인’ 차원에서 고농축우라늄(HEU)을 비롯한 UEP시설(영변은 물론 북한 전역 대상)을 포함시키고 이를 초기단계부터 현장에서 조사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등을 먼저 이행하라 것이다.

이러한 북미 양자간 간극을 좁히는 묘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동분서주해온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9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고 나오면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뭔가 미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카드가 북한 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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