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질소득' 2분기째 감소…난방비·이자지출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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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실질소득' 2분기째 감소…난방비·이자지출 역대 최대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2.2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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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통계청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가구당 월평균 소득 4.1% 늘었지만, 실질소득 1.1%↓
통계청은 난방비와 이자 지출 등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한 시민이 도시가스 계량기가 있는 주택가 골목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은 난방비와 이자 지출 등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한 시민이 도시가스 계량기가 있는 주택가 골목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소폭 늘었지만,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 난방비와 이자 지출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가계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떨어졌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대면 활동 관련 지출은 대폭 증가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464만2000원)보다 4.1% 증가했다. 사업소득(101만8000원)이 0%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이전소득(57만원)이 -5.3%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근로소득(312만1000원)이 7.9% 급증하며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이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021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물가 상승 속도는 소득 증가보다 빨랐다. 물가 영향을 감안한 4분기 실질소득은 1.1% 감소해 3분기(-2.8%)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후퇴했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수치로 가계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4분기 감소 폭은 4분기 기준 2016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앞서 실질소득은 지난 3분기 2.8% 줄면서 2021년 2분기(-3.1%) 이후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실질소득의 감소 요인이 된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3% 올랐다. 지난해 3분기(5.9%)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줄었지만 5%대의 고물가를 유지했다.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음에도 물가가 더 큰 폭으로 뛰면서 실질소득은 감소한 셈이 됐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269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269만7000원)이 5.9% 증가해 4분기 기준으로 2009년(7.0%)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하지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4분기 연속 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고물가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실질적인 소비지출은 둔화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 사진=통계청 제공
가구당 월평균 소득. 사진=통계청 제공

품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이 16.4% 급증해 1인 가구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교통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이 가운데 자동차 기름값 등이 포함된 운송기구 연료비가 9.1% 증가했다. 항공요금을 포함한 기타운송비 지출은 56.5% 급증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 활동이 증가한 영향으로 음식·숙박(14.6%), 교통(16.4%), 오락·문화(20%) 등 지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당시 증가했던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 지출은 줄었다.

세금이나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8.1% 증가했다. 비소비지출 증가 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9년 4분기(9.6%)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이자 비용 지출이 28.9% 급증했다. 이는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에 1인 가구를 포함시킨 2006년 이래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연간 기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숙박(15.0%), 식료품‧비주류음료(14.8%), 교통(12.0%), 주거‧수도‧광열(11.5%) 순으로 나타났다. 음식·숙박은 물론, 교통과 오락·문화 지출도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에 1인가구를 포함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 물가 변동 폭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은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됐으나, 고물가·경기둔화 우려 등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개선세 지속 여부 불확실하다"며 "취약계층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사회적약자 보호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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