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생존의 위기, 정쟁 선거말고 정책 선거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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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생존의 위기, 정쟁 선거말고 정책 선거를 보고 싶다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3.02.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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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정경부장
권대경 정경부장

튀르키예 지진의 피해를 키운 것은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가 원인이다. 건물 자체가 팬케이크 형태로 내려 앉으면 내부에 공간이 부족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내진설계가 되지 않았거나, 부실 건축이 이유다.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각국에서의 구호와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도시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려면 수 년 아니 수 십 년이 걸릴 듯 하다.

특히 사망 및 부상자가 엄청나게 많은 탓에 이들 가족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추위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늘면서 치안도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이번 지진이 전 세계인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이상기후나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전 강남의 구룡마을 화재와 잦은 지진 등은 한반도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다. 무엇보다 지진의 경우 불의고리로부터 한반도가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은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국민 생명의 문제다. 국가의 책무 중 가장 중요한 점은 국민의 생명와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어야 한다. 

그 법과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는 곳이 바로 국회와 정부다. 지진을 화두로 꺼낸 것은 단순히 내진설계 기준을 높이고 부실한 건물을 하루빨리 재건축하자는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정치권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한창이다. 합동연설회는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을 거쳐 상경하는 시나리오로 진행 중이다. 그런데 합동연설회의 주제는 모두 정쟁이다. 대통령이 탄핵될 것이라든지, 그런 망상을 가진 이는 대표가 되선 안된다든지 등이 화두다. 즉 윤심을 얻기 위한 발버둥치기가 상대를 향한 격한 표현의 비난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천하람 후보만이 난방비 문제를 꺼내 들며 정책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유력 주자들은 모두 난방비와 같은 국민 생활에 밀접한 이슈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나아가 지진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튀르키예로 향하고 있는 있음에도 신경 쓰지 않는 듯 하다. 

우리는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를 겪은 바 있다. 이후에도 광주에서 공사중인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사망자가 발생했고, 심지어는 건물 통채로 붕괴되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지진이 한반도를 덮친다면 그야말로 피해는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어설픈 기대인지도 모르겠다. 당 대표 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든, 대통령 선거든 어떤 선거라 하더라도 정책 선거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유력주자 중 누구라도 튀르키예 지진을 교훈 삼아 한반도 내에서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당 대표가 되면 가장 최우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해 법과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 오늘 당장 내일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자연재해다. 예고없이 찾아온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생명은 현재 풍전등화와 같다. 제발 정쟁 선거가 아니라 정책 선거를 봤으면 하는 희망이다. 최근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재도 난무하는 상황에서 천재지변까지 발생할 가능성마저 높은 만큼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은 매일 매일 생명을 보존해 나가는 데 힘이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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