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국민의힘, 윤심 쫓다 민심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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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국민의힘, 윤심 쫓다 민심 잃는다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3.02.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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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정경부장
권대경 정경부장

이른바 '윤심(尹心)'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통상 정당의 전당대회 등과 같은 행사를 치를 때에는 '컨벤션효과'라는 수혜를 보는데, 작금의 여당 상황은 분위기는 가열되는데 컨벤션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정당정치가 퇴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심 공방을 뜯어보면 결국 당 대표를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리하여 김기현, 안철수 등 후보들은 윤심 구애를 통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 중이다. 대통령의 당 대표 선거개입이 대통령실발로도 나오고 당으로부터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애초에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못박은 바 있다. 그래서 민감한 당내 이슈가 발현될 때 마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후보군들의 윤심 공방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통령실이 당 대표 선거의 중심에 서 버리게 됐다. 비정상적이다. 김장연대에서 비롯된 연대는 윤안연대로 이어졌고, 오래된 윤핵관이 다시 등장하면서 윤심이 어디에 있느냐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관심사가 돼 버린 셈이다. 

윤핵관과 관련해서는 급기야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까지 전해졌다. 국민의힘도 윤핵관 표현을 사실상 금지어로 지정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에서 윤핵관을 향해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간신배', '윤핵관'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들먹이며 선거 분위기 자체를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스스로 자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이전투구(泥田鬪狗)'다. 이전투구의 이면에는 바로 총선이 있다. 공천권을 쥐는 대표에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여당 내의 정치 지형은 물론이고 정치권 전체의 판세가 바뀌기 때문이다.

윤핵관의 시선에서 논리를 거꾸로 이으면 다음과 같다. 내년 총선 승리는 곧 당 대표가 윤심을 가진 이어야 하며, 그가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구도(지지율)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된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를 또 거꾸로 읽으면 윤심을 얻어야 당 대표가 되고 당 대표가 돼야 공천권을 쥐고 내년 총선을 지휘할 수 있으며, 그래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가 된다. 윤심이 곧 총선 승리이며 그 윤심을 가진 이가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민심이반이라는 단어는 정치권에서 유독 많이 쓰인다. 당심과 민심이 어긋나 총선이나 대선에서 참패를 한 사례를 우리는 많이들 보아왔다. 국민의힘은 그런 점에서 윤심이 과연 민심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나 이번 대표 선거는 당심만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민심이반이 일어날 경우 그 후폭풍은 여느때보다 클 수 있다. 

윤심을 구애할 것이 아니라 민심을 구애해야 한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집권 3년차에 의회 권력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곧바로 레임덕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정권의 성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행정과 입법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명제다. 그래서 협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일단 '적'이라는 단어가 난무하는 당 대표 선거는 결코 민심을 등에 업을 수 없다.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정당 선거가 보고 싶다. 국회의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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