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냉각에 인구이동 ‘뚝’… 48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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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에 인구이동 ‘뚝’… 48년 만에 최저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3.01.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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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인구 이동 615만2000명… 2020년 비해 15% 감소
고금리·거래 침체에 이사 줄어… 고령화·기술 발달도 영향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부동산 불황 여파로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이 4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면서 이사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의 ‘연간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동자 수는 615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6만1000명(14.7%) 감소했다. 1979년(-108만6000명) 이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감소율 역시 1976년(-24.8%)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인구 이동자 수가 600만 명대로 내려앉은 것도 1974년(530만 명) 이후 48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인구가 약 3400만명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통계는 기록적인 수치로 해석된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은 지난해 12%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시도 내 이동률은 7.8%, 시도 간 이동률은 4.2%로 전년과 견줘 1.5%포인트, 0.5%포인트 각각 줄었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꺼린 배경에는 부동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5%에서 시작한 기준금리가 연말 3.25%까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 전·월세 대출금리의 경우 5~6%대에 달한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와 불안한 PF대출 시장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이사 등 지역 이동을 멈춰세운 것이다.

인구 이동률 저하는 주택 거래량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주택 매매 거래량은 4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줄었다. 1~11월을 기준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20년 113만9000건, 2021년 96만1000건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도 안 된다. 지난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한 탓이다. 주택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인구 이동이 크게 줄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고령화와 교통·통신 발달로 인해 장기 추세적으로 인구 이동은 감소 중”이라면서도 “지난해 인구 이동이 급감한 건 주택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매매가 전년보다 활발하지 않아 주택 관련 이동 수요가 줄었고 인구 이동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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