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공요금 폭등, 서민의 겨울은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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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공요금 폭등, 서민의 겨울은 춥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23.01.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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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건설사회부장
이상민 건설사회부장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실제 기온이 낮아서만은 아니다. 폭탄 수준으로 오른 난방요금 때문에 서민들은 보일러 트는 시간을 줄이고 실내에서도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어렵사리 겨울을 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난방비 절약 방법이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다.

여기에 전기료와 상·하수도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이미 이달부터 kWh당 13.1원 올라 4인 가구 기준 월 부담액이 4022원 많아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는 2분기 전기요금을 더 큰 폭으로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38%나 오른 가스 요금도 2분기 이후 지난해의 1.5~1.9배 더 인상할 예정이다.

서울의 지하철과 버스 요금도 조만간 300~400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년간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불가피하게 인상을 추진하게 되었다는 서울시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을 한꺼번에 30% 내외나 올리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당장 서울의 택시요금도 올랐다.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이나 오르고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2㎞에서 1.6㎞로 단축되었으니 실제 이용객이 피부로 느끼는 인상률은 이 보다 훨씬 높은게 사실이다. 여기에 할증 요금 등도 다 인상됐다.

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큰 폭의 인상율은 말할 것도 없고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식 물가도 껑충 뛰어 가족들과 식사 한번 하기도 겁날 정도다. 가뜩이나 심각한 경기 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얘기가 남의 얘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경기침체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삶은 더욱 척박해지고 있다. 이번에 일제히 요금이 오르는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서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공공기관이 독점하다시피 하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기업들처럼 경제적 논리와 이익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다보니 이럴거면 민영화를 통해 가격 경쟁을 하게 하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원자재 가격 폭등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물가의 폭등이 전세계적인 상황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경제 상황 속에서 공공요금만 그대로 묶어 둘 묘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그것이 다시 공공요금 인상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그 과정 속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서민들이다. 서민들의 소비 위축은 곧 경기침체로도 이어진다.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감소 하면서 서민들이 소비를 할 여력이 없어지고 이는 돈의 흐름이 끊겨 국가경제에 또 다른 악영향을 불러온다. 사회적 약자나 서민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가 단순히 윤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조치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 시키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인하한 정부가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을 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1800억원을 긴급 투입해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에까지 난방비를 지원하겠다고 한 것도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제 미봉책을 넘어 공공요금의 인상 폭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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