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6년만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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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6년만의 파업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10.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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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필수 인력은 유지…진료대기 길어져 불편 예상

[매일일보] 서울대병원 노조가 23일 오전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의 파업은 2007년 10월 이후 6년 만이다. 파업 참여 병원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 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등 총 세 곳이다.

노사는 선택진료제 폐지를 통한 의료공공성 강화와 임금 인상 등의 문제 등을 놓고 이날 새벽 2시부터 1시간 가량 막판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파업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이어 곧바로 출정식을 개최했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1400여 명 중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배치된 최소 필수 인력을 제외한 350∼400여 명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에 들어가도 사측에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하자고 제안한 상태이며 사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응급 환자를 돌보는 필수 인력은 유지되더라도 근무 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병원 운영에 일부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본관에서 파업전야제를 열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비상경영 철회를 요구하며 병원 경영진과 5달째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오병희 병원장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아 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사측은 “오전부터 환자 식사 배달과 수납 업무 등에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근무조를 편성해 의료 공백과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1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4%(투표율 90.3%)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선택진료제 폐지 ▲임금 총액 13.7%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및 인력 충원 ▲적정 진료시간 확보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4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병원 측이 지난 8월 경영 여건이 나빠지는 상황을 고려해 부서별로 예산을 줄이는 등의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했다.

노조는 “사측이 최근 5년간 실질적으로 수백억 원의 흑자상태인데도 경영 악화를 핑계로 인건비를 무리하게 감축하고 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특히 “사측이 무리한 건물 증축 등 방만한 경영에 따른 회계장부상 적자 책임을 노동자와 환자들에게 떠넘기면서 실질적인 교섭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흑자가 수백억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실제로 적자상태”라고 반박하며 비상경영과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2007년 10월 연봉제와 팀제 도입 등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응급실 등에 최소 인원만 배치한 채 6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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