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 NYT 기고 ‘오컬트에 빠진 경영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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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NYT 기고 ‘오컬트에 빠진 경영자’ 화제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10.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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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만연한 점술 문화 및 대기업의 점술 의존 해부

[매일일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대기업 경영자들이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자신의 피고용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업적 결정을 내릴 때 종종 점쟁이의 조언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등 다수의 작품이 영어를 비롯해 10여개 이상의 언어로 해외에 소개된 소설가 김영하 작가가 뉴욕타임즈 인터네셔널판의 객원 고정필진으로 참여해 내놓은 첫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When C.E.O.'s Embrace the Occult(오컬트에 빠진 경영자)’라는 제목으로 20일자(뉴욕 현지시각) 뉴욕타임즈 온라인에 게재된 이 글은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소문(김원홍은 최태원의 전속 점쟁일 것이다)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한국의 일반인은 물론 현대차그룹, 삼성, LG 등 한국 유수의 대기업들이 오컬트에 기대는 측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영하 작가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경영자가 점쟁이의 조언을 구한다는 이야기가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한국인들은 오컬트와 긴밀한 관계를 오랫동안 맺어왔다”며, “보통 사람들에게 졸업이나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점쟁이에게 상담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로, 점쟁이들은 고객의 정확한 생일에 기반해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어 최근 영화 ‘관상’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전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은 이밖에 ‘관상’이 성격과 운명을 드러낸다고 믿고 있어서 50~60대에 접어든 사람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고, ‘풍수’에 근거해 건물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나 집과 무덤의 위치에 대해서도 ‘무당’이라는 이름의 주술사와 상의하는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직접 점쟁이를 만난 경험도 소개했다. 머리카락이 발에 닿을 정도로 길었던 그 젊은 남자는 김 작가에게 “당신은 글과 말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예언은 실제 현실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하 작가는 김원홍씨에 대해 “최태원 회장의 개인자산을 세배로 불리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세계 경제 상황의 변화와 함께 그 성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횡령 공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신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젊었을때부터 점쟁이로 유명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한국의 한 금융애널리스트의 소개를 전한 김 작가는 “김씨가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면 철창에 같이 스스로의 미래도 점쳤을지 의문”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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