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절친’ 김동관vs정기선, 새해 STX중공업 인수전 진검승부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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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절친’ 김동관vs정기선, 새해 STX중공업 인수전 진검승부 펼친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3.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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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 나란히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
한화 “대우조선 이어 조선업 수직계열화 기대” HD현대 “엔진 스펙트럼 확대”
차기 후계자 경영성과 입증 필요 “향후 경쟁구도 심화 예상”
김동관(왼쪽)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오른쪽) HD현대 사장. 사진=각사 제공.
김동관(왼쪽)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오른쪽) HD현대 사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오너 3세 절친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라이벌이 됐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조선업 경쟁자가 된데 이어 선박용 엔진 제조사 STX 중공업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경영권 승계를 위해 경영성과 입증이 필요한 점에서 새해부터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를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다. 인수 금액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산된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육상엔진 발전 사업·조선기자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제작에 강점이다.

먼저 인수 참여를 공식화한 것은 HD현대다. 지난 15일 HD현대 계열사 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서 경영권 지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늘어나는 선박용 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HD현대는 현재 보유한 엔진 기술에 STX중공업 기술을 접목해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도 이달 중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지난 16일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은 엔진을 자체 제작하지 않는다. STX중공업 인수로 엔진 기술력을 확보할 경우 수직계열화할 수 있다. STX중공업이 보유한 함정용 소형 엔진 등 방산 기술력도 한화의 기존 방산 부문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 흡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이번 인수전은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치열한 물밑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사실상 이들의 첫 경쟁인 만큼, 승패에 이목이 집중된다. 인수전에서 패배하게 되면 향후 경영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또래 절친한 사이는 경쟁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각각 1983년생, 1982년생인데다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시기, 대표이사로 승진한 시기 등이 비슷하다. 그룹을 물려받을 차기 총수 수업도 받고 있어 경영성과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는 이번 인수전이 경쟁 시작에 불과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자율운항 선박 등 조선업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 보니 진검승부가 예상된다”면서 “한화그룹이 조선업에 진출하면서 앞으로 인수합병이나 수주경쟁 등에서 두 그룹, 두 차기 총수의 치열한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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