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계묘년, 활기와 협치의 정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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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계묘년, 활기와 협치의 정치 기대한다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3.01.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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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정경부장
권대경 정경부장

연말이면 각 언론사마다 '새해에 바뀌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만든다. 각종 법과 제도가 바뀌거나 개편되는 과정에서 일반 국민들이 잘 모르는 정보들을 제공하는 차원이다. 모두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예컨대 만 나이로 통일한다든지, 병사들 월급이 병장 기준으로 100만원을 넘는다든지, 최저임금이 얼마라든지 등등이다. 

카테고리별로 정치, 경제, 사회, 산업, 문화, 행정 등으로 나눠 새해에 바뀌는 것들을 알기 쉽게 요약해서 기사를 쓰는데, 정경부장으로서 정리를 하다보니 느끼는 바가 있다. 다름 아닌 정치 분야에서 바뀌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25년 정도 언론계에 몸담으면서, 정치 분야 개혁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 개혁이 현실화 되는 것들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나마 국회선진화법 정도가 이야기꺼리가 될 법한 주제이긴하다.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다. '계'에 해당하는 검은색과 토끼 '묘'가 합쳐진 것이다. 고서를 종합하면 토끼 묘는 2월로 하늘이 열리는 계절로서 만물이 땅을 뚫고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라고 한다. 특히 <진서(晉書)>의 '약지'에서는 묘를 무성할 무라고 보고 양기가 생겨나 무성하게 불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만물이 활기를 띄는 상징으로서 묘를 본 것이다. 

정치에서도 이러한 생기와 활력이 돌았으면 좋겠다. 그 생기와 활력은 소통과 협치에서 비롯된다. 실제 매일일보가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치전문가 8명에게 물었다. 큰 어젠다로서 이들이 첫 손에 꼽은 것은 바로 '협치'다. 당리당략을 뛰어넘는 정치 개혁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 정치를 해가면서 여야가 서로 정쟁만을 일삼기 보다 협치를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5년마다 권력이 바뀌는 현 대통령제 하에서 거대 양당 체제가 뿌리깊게 내려 앉아 있는 형태가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권력 중심으로 당리당략을 위한 집단으로서 민생보다는 정쟁에 몰두하다보니 국민 신뢰를 많이 잃었다. 최근 이태원 참사 역시 참사와 예산안을 연계시키는 통에 유족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정쟁이 민생을 잡아먹고 이슈를 덮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또 윤석열 정부 들어 여야 관계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언제까지 대통령 권력이나 의회 권력을 교체하는 수준에서 한국 정치가 머물 수는 없으며, 결국에는 기성 기득권 정치세력의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개헌이나 면책·불체포 특권 폐지와 같은 획기적 개혁은 차치하고서라도 정치권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적절히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단순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선진국 정치 문화를 보면 분명하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정책 홍보를 할 것은 또 홍보를 한다. 어설픈 레토닉으로 사태를 얼버무리고 정쟁을 당연한 정치행위인 것 처럼 포장해 자신과 자기가 속한당 또는 계파 이익에 무리하게 치중하지 않는 것이 선진국 정치다. 

진영 대결과 이념 대결을 떠나 상생하고 소통하는 태도로 협치를 이루는 정치를 계묘년에서는 제대로 봤으면 한다. 정치 개혁이라는 큰 어젠다도 중요하지만 작은 일에서부터 협의와 합의를 하는 대의정치의 기본 정신을 잊지 말아야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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