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연말 결산…역대급 외형성장, 내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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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연말 결산…역대급 외형성장, 내실은 글쎄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12.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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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해외사업 호조에 매출 증대…영업익‧영업이익률은 부진
원가 상승분 가격 인상에 반영 못해…해외서 수익성 개선 ‘시동’
사진=연합뉴스
CJ제일제당·대상·풀무원·동원F&B·농심 등 주요 식품 상자사들의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누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증대 및 유지를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쪼그라들었다. 리오프닝 효과와 올 초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일부 리스크를 방어했지만, 실질적 수익은 챙기지 못했단 평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국내 식품업체들이 올 한 해 불황기에도 외형 성장엔 선방했지만, 내실에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식품업계는 건강기능식품‧대체육‧바이오 등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수익망을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사업 규모를 불리는 데 전사 역량을 집중시켰다. 국내‧외 사업 합산 연 매출 3조원 돌파를 코앞에 둔 업체들도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러‧우전쟁, 글로벌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3고복합위기‧내수시장정체 등의 파고가 영업이익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정체된 내수시장 타개에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27일 CJ제일제당·대상·풀무원·동원F&B·농심 등 주요 식품 상자사들의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누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증대 및 유지를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쪼그라들었다. 리오프닝 효과와 올 초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일부 리스크를 방어했지만, 실질적 수익은 챙기지 못했단 평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전반 실적은 호조세를 보였지만, 내수시장만 따로 놓고 보면 다소 부진했다. 국내 식품 사업 매출은 4조4962억원으로 전년 보다 14.2%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3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3288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상은 매출 3조747억원, 영업이익 125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9.9% 증가세와 8% 감소세를 보였다. 동원F&B 역시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농심의 매출은 17.9%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1.6% 축소됐다. 풀무원도 매출은 12.4% 뛰고, 영업익은 0.6% 감소했다.

마진율이 얼마나 좋은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을 따져보면, 전년 비 CJ제일제당 -1.2%P, 대상 -1.4%P, 동원F&B -0.8%, 농심 -0.3%P, 풀무원 -0.3%P로 전부 하락세를 보였다.

원가 부담에 따른 N차 가격 인상을 연이어 단행해왔으나, 잠재 손해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 기조에 따른 소비심리 축소, 정부의 압박 등으로 인해 원부자재 원가 상승분 만큼의 가격 상향 조정이 불가능했단 게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지난 3월 국제 곡물가가 159.7로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 6월 이후부터 안정세를 찾아갔으나, 3~4개월치의 필요 재고를 미리 비축해두는 업계 특성상 당장의 긍정적 효과를 누리진 못했다.

식품기업들은 내년 초부터 곡물가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접어들고 환율 변동성 또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3년을 ‘재도약 원년의 해’로 삼을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9)보다 0.1% 하락한 135.7로 올해 1월(135.6)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고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각 사들은 정체기에 접어든 내수 시장 보다 잠재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해외 사업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만큼 해외서 수익성을 뚫기 적기란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심리적, 물리적으로 지쳤고, 더욱이 식품은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소비재인지라 가격을 필요 충분 폭 만큼 올려 잡기 매우 힘들었다”며 “해외 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고 초기 자본 투입 단계를 지나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해 내년 이후부턴 기업 전체의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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