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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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2.12.22 15: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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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정경부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이다. 인간의 결핍을 욕망으로 대체하는 소설은 가벼운 즉 자유로운 육체와 무거운 즉 진실한 영혼을 성찰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물론 내용은 더 심오하고 어렵다. 그런데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이가 떠오른다. 슬프게도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上 萬人之下)'라 할 수 있는 국무총리다.

그런데 최근 한덕수 총리의 언행을 보면 그야말로 가볍기 그지없다. 지난 19일 한 총리는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하지만 유족 측의 거부로 30초만에 발길을 돌렸다. 게다가 한 총리를 포함한 일행은 돌아오는 길에 무단횡단을 했다. 차가 지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총리 일행은 빨간불 상태의 건널목을 거리낌없이 건넜다. 21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한덕수 국무총리 도로교통법 위반' 내용이 올라왔다. 

우선 국무총리로서 시민 분향소를 찾았으면, 유족들의 반대가 아무리 심하다 해도 30초 머무를 것이 아니라 30분이든 300분이든 어떻게든 설득을 해서 만났어야 했다. 설사 만남이 불발되더라도 그런 시도는 충분히 했어야 했다. 내가 국무총리인데 만남을 거부하다니 하고 30초만에 등을 돌려서는 안됐다는 말이다. 다음 일정이 있다 해도 그리해선 안됐다. 마치 7살 아이처럼 토라져서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게 아니라는 말이다.

창피하다. 

물론 총리실은 설명자료를 내놓고 한 총리가 현장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민분향소를 예고없이 방문한 데 대해서도 한 총리는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냥 가고싶었다고 말할 내용이 아니다. 사적인 마음이 읽히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 국가의 국무총리라면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일정은 모두 공적인 영역에 속한다. 국무총리 방문은 정부의 대표자로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유족들을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하는 자리로서의 성격을 가져야 했다. 

사실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 당시 생존하고도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에 대해 "본인이 좀 더 굳건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것 역시 사건의 내용과 진실을 깊이 이해했다기 보다 단순히 비쳐지는 내용만으로 모든 책임을 그런 선택을 한 당사자에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감 능력 제로라는 힐난까지 이어졌다. 

사실 이태원 참사를 두고 이어진 여권 인사들의 막말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인식이 문제 된 적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거기에 국무총리까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한 총리의 말과 행동은 참사를 두고 '시체팔이'라느니, '자식을 팔아 한 몫을 챙기려 한다'느니,  '나라 구하다 죽었냐'느니 하는 막말과 다를바가 없다. 그냥 가고 싶어서 간 현장에서 30초만에 돌아서며 급하게 무단횡단까지 하는 국무총리의 모습은 전혀 국무총리스럽지 않다.

각각의 이유로 수많은 젊은 청춘들이 비극을 맞이 한 사건이 이태원 참사다. 당시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 분명 정부의 책임이 크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다. 그렇기에 더더욱 참사를 바라보는 인식과 시선의 가벼움을 국민들이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국무총리라면 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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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ARD 2022-12-22 21:42:46

경찰 교통정리도 공식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해야 할것으로 보여집니다. 사복경찰관이 있었다고 받아들여보겠습니다. 그러면 그 사복 경찰관이 수신호를 이용해서라도, 교통 정리를 하는 절차를 거쳐야지요. 윤석렬 비속어후, 오히려 MBC를 고발하는 정당에, 나 몰라라 하고 시치미 떼는 대통령. 이해되지 않는 법을 들먹이며, 국민을 오도하지 마십시오. 정복이든 사복이든, 교통정리의 절차가 눈에 안보이니까, 문제되는 것입니다.

한덕수 총리 무단횡단으로 신고되었습니다. 총리실은 해명하였는데, 국민 여러분이 듣고 보고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macmaca123.egloos.com/7043521




LEONARD 2022-12-22 21:41:44

한덕수 총리 빨간불 무단횡단으로, 국민 신고가 되었습니다.

독자.시청자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오. 한덕수 총리, 빨간불 상태에서 무단횡단. 주변에 보면 헬멧쓴 기자단이나 유튜버는 보이는데, 경찰이 수신호라도 이용하여, 빨간불 횡단 유도하는 교통정리 모습이 없습니다. 경찰차나 경찰모습은 보이는데, 이들이 교통경찰역할을 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직접 통제하는 모습은 안보입니다.총리실은 주변의 경찰 지시로, 빨간불 무단횡단했다고 해명을 하는데, 무전기로 승낙받았다는 겁니까? 총리실 해명을 타당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구두상(구두상 승낙받는 모습 없음), 또는 무전기(무전기 대화모습은 전혀 없음)로 승낙받아도,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정리하는 절차라도 보여야 하는거 아닙니까? 개인자격으로 조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