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기업국감’에 뿔난 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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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기업국감’에 뿔난 새누리
  • 고수정 기자
  • 승인 2013.10.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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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이구동성 “甲처럼 감사하면 국민 지탄 받아”

▲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새누리당이 17일 ‘기업국감’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번 국정감사는 경제민주화·갑을관계·노동문제·4대강 사업·동양그룹 부실사태 등 경제·산업 이슈들이 국감 테이블에 오르면서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이 200명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정감사에는 ‘기업국감’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수행 및 운영에 있어 문제점이 없는지 지적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기회”라면서 “국회가 마치 갑(甲)인 것처럼 민간기업에 대해 보여주기식 감사를 하고 검증하겠다고 한다면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비효율적 부실검증으로 국민의 지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특히 국정감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벌써부터 ‘통제불능 국감’, ‘수박 겉핥기식 국감’ 비판 속에 국감무용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며 “국감 시작 전에 우려했던 무분별한 증인채택의 부작용이 일부 국감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매우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혹만 갖고 민간인을 호통치고 망신을 주고, 또 사실 관계 확인 없이 무책임한 폭로와 더불어 직접 연관도 없는 기업인을 불러 마치 들러리 세우듯 하는 그런 국민 보기에도 낯뜨거운 장면이 일부 연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국감은 본래 취지에도 어긋나고 국민이 원하는 바도 아니다”면서 “여야 모두 정략적 공세나 정쟁 유발의 유혹에서 벗어나 민생우선을 기치로 국민 대변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주안점을 두는 수준 높은 민생·정책·체감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마녀사냥식으로 실제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증인을 불러 호통치는 게 정의로운 일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물불 가리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증인에 대한 질의 내용과 시간을 기준으로 엄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인을 무더기로 부르는 것에 대해 언론의 질책이 따갑다”며 “‘구태의연’, ‘기업 윽박지르기식’이라는 것은 옳은 지적이다. 문제는 비판 받아야 할 국회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이 구분되지 않은 채 여야가 한꺼번에 비판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어 “증인을 부른 국회의원이 내용은 제대로 물었는지, 질문 시간은 얼마나 됐는지 정확하게, 제대로 따져 물어야 한다”며 “개별적인 책임이 가려지지 않은 채 모두에게 하는 비판은 아무에게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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