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조선·철강, 후판값 인하 합의점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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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조선·철강, 후판값 인하 합의점 찾나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2.12.2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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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 내려 하반기 후판가 인하 협상 중…인하율 의견차 계속
조선“20% 인하” vs철강“수용 못해” 최근 원자재값 다시 올라 부담
후판가 100만원설 현실화시 조선사들 신조선가 상승 등에 흑자 기대감↑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중이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연말 내 마무리를 지을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양 업계가 지난 7월 첫 협상 이후 5개월 동안 후판 가격 인하 폭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다 이제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관련 협상을 5개월째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원자재값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한 후판가 인하에는 업계 양쪽 모두 공감하지만 인하율을 두고 의견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통상 2~3개월 안에 협상이 마무리되는 반면 유독 이번 하반기 협상이 길어진 데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 들어 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계는 지속적인 철광석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20%가량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중국 수입 기준) 가격은 올해 상반기 t당 140달러 수준이었다. 가격이 가장 높았을 때는 최고 15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안정세를 보이더니 지난달 4일 82.42달러까지 하락했다. 올해 들어 t당 8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조선업계가 양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거듭된 후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후판은 선박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는 두께 6mm(밀리미터)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한다. 따라서 후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판가는 2020년 t당 약 67만원에서 지난해 113만원대, 올해 상반기 120만원대로 뛰었다. 후판값 상승분이 조선사 충당금으로 잡힘으로써 지난해 업계는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t당 100달러 선을 밑돌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주 110.71달러로 10% 넘게 올랐다. 후판 가격 인하로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논의 중에 있고 구체적 공급 가격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어느 정도 가닥은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t당 10만~20만원 인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가 100만원설이 현실화될 경우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 비용 감소와 신조선가 상승으로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신조선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161.69로 전년 동기보다 8.07포인트 올랐다. 국내 조선사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조선가는 10~11월 2억4800만 달러로, 9월 대비 400만달러 올랐다.

증권가는 내년 조선업계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13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 58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00억원가량 손실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도 358억원 적자에서 내년 1분기에는 447억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아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원자재값 상승을 반영해 후판가를 책정했으니 최근 등락 폭을 감안하더라도 상반기보다 하락한 수준은 반영되는 게 맞다고 보고 인하가 확정된다면 조선사 입장에선 호재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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