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리는 건 소음 뿐”…‘윈·윈터 페스티벌’에 쏟아진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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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들리는 건 소음 뿐”…‘윈·윈터 페스티벌’에 쏟아진 물음표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2.1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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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빈 유통중기부 기자
김원빈 유통중기부 기자

[매일일보 김원빈 기자] “매년 무언가를 한다고 요란인데, 우리 시장 상인에 돌아오는 것은 시끄러운 소음밖에 없어요.”

서울시 종로에 위치한 전통시장에서 20여년간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A씨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동행축제에 이같이 평가했다. 

동행축제는 중기부가 각종 온라인쇼핑몰과 플랫폼, 전통시장 등에서의 온·오프라인 판촉 행사다. 중소·소상공인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중기부는 올 겨울에도 동행축제의 ‘겨울판’인 윈·윈터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지난 13일 이영 중기부 장관은 행사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행사로 중소·소상공인에게 새로운 도약의 희망과 따뜻한 나눔 확산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사가 취지와 달리 실제 영세한 소상공인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9월 중기부의 ‘7일간의 동행축제’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9월 1일~6일) 1101억원 중 TV홈쇼핑·T커머스·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온라인 기획전 등으로 거둔 수입은 1088억원(98.9%)에 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기부의 행사가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촉구하고 영세상인의 전통적 판매 경로를 혁신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중기부의 행사가 온라인 채널로 크게 치우친 경향이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온라인 채널로의 접근 자체가 어려운 영세한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로 연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통시장 관계자도 “전통시장에는 노점과 같이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상당수인데, 이들에게 행사의 혜택이 돌아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중소기업급 규모의 상인에게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전통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행사의 영향은 굉장히 한정적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소(小)상공인’은 우리네 가장 인근에 위치한 가장 영세(零細)한 이들을 정의하는 개념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행사에서 소상공인은 명분을 위해서가 아닌, 가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중기부의 행사에서 조차 그들이 ‘주변부’로 전락한다면, 소상공인은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며, 정책적 지원을 바라야 하는 것인지 반문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선한 의도로 출발한 중기부의 행사가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윈윈’하는 결과를 안기는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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